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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위해 해외특사 전원 소재조사/정 총리 임명 뒷얘기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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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위해 해외특사 전원 소재조사/정 총리 임명 뒷얘기와 반응

입력
199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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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최부총리 끝까지 경합”/청와대/“행정능력·친화력 갖춘 적임”/민자/“전교조 탄압”등 일제히 비난/야권노재봉 국무총리가 사표를 제출한지 만 48시간만에 이루어진 이번 총리경질은 개각사상 이례적이라 할만큼 숱한 화제와 뒷얘기를 남겼다.

특히 후임총리로 정원식 전 문교장관이 기용된 시말을 음미해보면 여권내 역학관계 변화에서부터 여야관계에 이르기까지 향후의 정국지도를 그려볼수 있는 의미심장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명가능성 급전보내

▷청와대◁

철저한 베일에 가려진채 진행돼온 후임 총리인선 내용의 뚜껑이 열린 것은 지난 23일 하오2시 이병기 청와대 의전수석이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아프리카를 순방중 잠비아 수도 루사카의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묵고 있던 정신임총리에게 임명 가능성을 알리는 급전을 띄우면서부터.

『총리로 지명될 것 같으니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빨리 떠나는 비행기편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수석은 이에앞서 외무부를 통해 해외에 나가있는 대통령특사 전원의 현위치를 파악했는데 이는 정신임총리 소재지만 알아볼 경우 비밀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

이수석은 이어 하오7시께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결론이 났으니 급히 귀국토록 전하라』는 지시를 받고 국제전화로 현지에 연락.

노대통령의 최종 낙점에 앞서 청와대비서진은 노재봉 전임총리 사표제출직후 30여명의 인물카드를 놓고 검토작업에 들어가 정신임총리·최호중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조순 전 부총리 등 실무형 3명과 고흥문 전 국회부의장 현승종 교총회장 등 원로형 2명 등 5명으로 압축,재가에 올렸다는 후문.

노대통령은 원로형과 실무형을 놓고 고심하다 임기후반을 정리할 시기인 만큼 소신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실무형이 낫겠다는 판단아래 정신임총리·조전부총리·최부총리 등 3인으로 좁힌뒤 정신임총리를 마지막으로 골랐다는 얘기.

노대통령은 특히 정신임총리가 문교장관 시절 전교조에 정면대응하는가 하면 세종대의 분규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학원문제에 대처하며 보여준 「소신」을 가장 높이 샀을 것이라는게 비서진들의 설명.

여기에다 황해 재령출신이어서 영·호남인 배제원칙에 부합된 점도 정신임총리 발탁의 배경이 됐으리라는 관측.

탈락한 4명중 막판까지 정새총리와 경합했던 「후보」는 조 전부총리였다는 후문. 특히 정 새총리 못지않게 지식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있는 덕망가여서 노대통령이 크게 고심했다는 전문.

그러나 부총리 재직시 지론인 분배·균형성장론의 기조아래 실명제·부동산공개념정책 등을 추진한바 있어 현 경제팀과 정책상의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데다 최각규 현 부총리와 같은 강원출신이어서 지역안배까지 감안,마지막 순간 제외됐다고.

최통일원장관겸 부총리도 노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데다 온화한 성품에 대과없이 북방정책을 추진해와 기용가능성이 높았던 인물.

또 내각의 감성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노대통령이 임기후반에 주력할 통일·남북 문제추진의 적임자여서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도 적극 추천했다는 소문.

고전부의장은 정치원로로 두김씨 등 정치권의 외풍을 받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극 검토됐으나 정치성이 강해 두김씨 등과의 관계변화에 따라 노대통령의 통치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는 후문.

또 고씨 자신이 정치활동 재개에 미련을 갖고 있고 야권 신당 움직임과도 깊숙히 관련돼 있는 사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풀이.

현교총회장은 이미지만으로는 민심수습에 크게 도움이 될지모르나 72세의 고령이어서 내각을 효율적으로 장악,산적한 업무를 소신있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았다고.

또 함께일한 경험이 있거나 자신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노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인데 현교총회장은 지금까지 노대통령과 같이 일한 적이 없었다는 것.

이번 인선작업은 완벽에 가까운 보안속에서 진행돼 노대통령외에 정실장·김영일 사정수석·손주환 정무수석·이의전수석 등만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

지난 22일 노총리의 사표제출직후 김사정수석이 작성한 1차 자료를 토대로 정실장이 개개인의 장·단점을 분류,노대통령에게 진언했고 노대통령은 이틀간의 장고끝에 낙점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노대통령이 10여일전 노총리 경질을 결심하면서 내심 정신임총리를 이미 생각에 두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한게 사실.

이와관련,김영삼 민자당대표가 자신의 함구와는 달리 개각여부·시기 등에 깊이 간여한 흔적이 없지않아 당우위,구체적으로는 김대표 위상강화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

○야집중공격 우려도

▷민자당◁

민자당은 정신임총리 임명에 대해 그의 「소신」을 평가하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들.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이날 상오8시10분께 청와대의 공식통보를 받은뒤 『정신임총리가 행정능력을 갖췄을 뿐아니라 원만하고 타협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후임총리에는 적임자』라고 반색.

김종필 최고위원도 『소신있고 자신만만한 사람을 아주 잘 골랐다』고 환영했고 박태준 최고위원은 『행정경험과 경륜을 겸비한 인사로 향후 선거정국에 적임자』라며 흡족한 표정.

김윤환 사무총장은 『당쪽에서 정신임총리,최호중 부총리,조순 전 부총리 등 3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처음에는 「실무형」보다 원로급을 생각하던 청와대가 막바지에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고 나름대로 짐작.

그러나 실무당직자들을 비롯한 당내일각에서는 정신임총리가 문교장관 재임시 전교조 소속 교사 1천5백명을 해직하고 세종대생들을 집단유급시킨점에 대해 야당과 재야의 집중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다소간의 우려도.

○“여와 대화중단” 경고

▷야권◁

○…신민당은 정신임총리의 임명에 대해 『공안통치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인사』라며 일제히 비난의 화살.

상오의 최고위원회의는 『정총리서리는 문교장관 재직시 전교조를 탄압하는 등 교육계를 황폐화시킨 장본인』이라고 주장,『따라서 이번 인사는 국민을 배신,우롱하는 처사』라고 성토.

최영근 최고위원은 『정총리서리가 공안인사는 아니더라도 공안통치에 동조하는 사람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고 조세형 정책위의장은 『정씨의 총리임명은 공안통치종식 투쟁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공격.

김영배 총무는 『정총리서리의 과거 업무스타일을 볼때 오히려 공안통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면서 『공안통치 종식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상 당분간 여야대화도 없을것』이라고 언급.

이에앞서 조승형 총재비서실장은 상오8시40분께 청와대측으로부터 정총리서리 임명사실을 전화로 통보받고 즉시 최고위원회의에 보고.

○…민주당은 이날 정 전 문교장관의 총리임명에 대해 『시국수습의지가 전혀없다』고 혹평하며 노태우대통령에게 총리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공세.

이기택 총재는 『정전장관은 문교장관 재직시 전교조 탄압으로 학원사태를 악화시킨 장본인』이라며 『이같은 강성인물을 총리에 임명한 것은 오히려 공안통치종식을 바라는 여론을 자극시킬 것』이라고 주장.

이부영 부총재도 『지금은 총체적 역사의식을 가진 인물이 필요한때』라고 전제,『정전장관은 깎고 죄는 일밖에 할줄 모르는 노대통령의 선반공』이라며 대통령의 안이한 시국관을 비판.

○노전총리 손수운전

▷총리실◁

총리실은 노재봉 전 총리가 5개월의 단명으로 퇴진하는 착잡한 분위기속에서도,후임총리 인선이 정원식 전 문교장관으로 낙착된데 대해서는 「무난한 인물」이라며 새 총리부임을 기대.

총리실간부들은 정신임총리에 대해 『그간 언론에 오르내린 30여명의 인사들중 가장 부담이 덜되는 분』이라며 『부드러운 외양과는 달리 뚝심있는 인물』이라고 호평.

총리실측은 노·노관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총리에 대한 청와대의 신임도 큰만큼 내각의 「힘」이나 방향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

퇴임하는 노총리는 이날 상오 재경 3급 이상 공직자들이 참석한 이임식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평소생각에 추호도 변함없다』고 강조하는 등 소회와 소신을 거듭 밝히는 이임사를 한뒤 전각료들과 말없이 고별악수.

노총리는 이날 하오2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방배동 사저로 곧바로 이사했는데 손수 콩코드승용차를 몰고가는 「보통사람」의 자세를 실천.<김종래·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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