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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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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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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6백년을 3년 앞둔 서울의 진산 북한산주변 환경파괴와 경관훼손의 고발이 잇달자 서울시는 구기동·평창동일대 10만평에 건축행위를 대폭 규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이 파괴될 대로 파괴되고 경관이 훼손될대로 훼손된 이후에 정해진 서울시의 방침은 늦어도 한참 늦었고 토지소유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지역의 환경파괴와 경관훼손은 전적으로 정부책임이라는 지적을 면하기가 어렵다. 김신조 사태이후 남파무장 특공대의 침투로에 택지를 조성하여 방책으로 삼아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에 따라 국유지를 택지로 불하하고 매각대금을 정부종합청사 건립재원으로 전용한 것이 바로 평창동지역이고 구기동 지역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국유지를 팔아 땅장사를 하였기 때문에 이 지역의 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하였는데 그동안에는 눈에 안띄게 조심스럽게 땅을 파들어 가더니 최근 몇년사이에는 부동산건축붐을 타고 불도저 굉음이 요란했다. 그동안 힘있고 약삭빠른 사람들이 그럴싸한 자리를 모두 파헤치고 깎아내려 뒤늦게 건축규제에 나서서 어느정도의 효과를 거둘수 있을는지 알수 없다. ◆등산로 주변에 즐비한 고급저택과 호화빌라는 한결같이 이건 아무개집,저건 어느재벌서 짓는것,하는 식으로 저마다 힘겨루기라도 하듯 버티고있는 터여서 이런것을 몽땅 헐어내고 원상회복을 시키지 않고서는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나서는 토지소유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어려운 난제다. ◆북한산지역은 1983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정부가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환경보전과 경관보호에 노력하였다면 환경파괴와 경관훼손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는 국유지 팔아 땅장사하는데 재미붙이고 힘있는 사람은 정부의 땅장사에 편승하여 제몫 늘리는데 열중하는 사이 북한산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지고 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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