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상업영화가 우리의 창 밖에서 또 어른거린다. 한·일 두나라의 비슷한 토속신앙 등을 다룬 기록영화를 우리나라에서 상영하겠다고 다시 문을 두드린 것이다. 일본 영화가 우리 땅에 상륙하려는 의지는 이처럼 집요하다. 어떻게든 기회와 명분을 만들어 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개방의 물결을 타고 「상륙기도」는 더욱 가열될 것이다.영화는 그렇지만 전파매체의 침투는 사실상 벽이 뚫린지 오래되었다. 위성방송과 비디오로 일본의 방송은 아무런 장애없이 눈앞에 다가서고 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견은 긍정과 부정의 두갈래로 엇갈린다.
국민의 대다수는 일본 위성방송 시청에 거부감을 나타내나.서울과 부산 지역에선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미묘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월경전파라고 할수있는 일본의 위성방송 시청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미풍양속의 침해와 일본의 문화침략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입에 긍정을 표하는 까닭은 우리 문화발전에 도움을 주고 우리 방송이 제공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꼽고있다.
명분과 이유로 따질때 「시청 불가」 쪽이 타당성은 높다고 생각된다. 저질의 대중문화와 광고가 아무런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안방에 덜렁 뛰어들게 한다는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각오하지 않을수 없다. 폭력과 섹스나 난무하는 일본의 TV만화가 프랑스에서도 사회문제를 일으켰음을 상기해야 할것이다. 세대를 가리지 않고 우리의 일부 계층에선 일본 모방에 빠져드는 경향이 없지 않다. 특히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일본 대중문화는 벌써 끈질기게 파고 들어 눈살을 찌푸리게할 유행병을 번지게 하고 있다. 문화발전에 대한 기여보다 양속의 손상이 더 걱정됨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날아들어 오는 전파를 억지로 그물을 치고 막아 버릴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비록 규제를 가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전면 규제는 불가능이고 일부 제한은 있으나 마나이다. 그렇다고 무책이 상책인양 보고만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일본의 위성방송을 선호함은 우리 방송 내용보다 일본것을 더 평가하고,뉴스와 보도프로의 공정성과 신속성이 뒤진탓으로 밝혀졌음에 주목해야한다. 일본 전파의 무차별적인 침투를 막으려면 우리 방송프로의 개선과 향상 그리고 질적인 발전이 선행되어야 함이 시급하다. 방송프로도 상품경쟁과 같은 차원에서 비교되어야 한다. 경쟁력이 강화되고 제고되면 크게 염려할바가 아니다.
우리는 이 기회에 한·일 방송사가 공식 채널을 마련하고 방송프로의 교환을 상례화 시킬것을 제의한다. 서로가 우수한 프로를 주고 받아 대등한 관계에서 문화교류를 추진함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쌍방이 떳떳하고 자존을 살려 갈수 있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