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담당이사… 콜총리와 친분등 이점/40년 경력의 부총재 슐레진거와 각축예상세계금융계의 최고실력자로 알려진 독일 연방은행 총재 카를·오토·푀ㄹ이 지난 16일 사임을 발표한 이후 과연 누가 그의 후임자가 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독일 연방은행 총재직은 국제금융계의 대부로 실무적 능력도 갖춰야 할뿐만아니라 정치·외교적 역량도 빼어나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현재 콜정부가 푀ㄹ총재 후임으로 꼽고있는 인물은 분데스방크의 국제담당 이사인 한스·티트마이어(59)와 부총재인 헬무트·슐레진거(66).
분데스방크의 관계자들은 이 두사람이 모두 경력이나 능력면에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으나 나이가 젊은 티트마이어쪽이 약간 우세하다는 평이다.
기민당소속인 티트마이어는 현 재무장관인 테오·바이겔 밑에서 재무차관을 지낸바 있으며 지난해초 분데스방크로 자리를 옮겼었다.
분데스방크에서의 경력이 적은 티트마이어지만 80년대 선진공업 7개국 정상회담(G7) 준비를 맡는 등 국제경제계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협상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의 등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티트마이어는 서방선진국들이 반인플레정책을 취하도록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동서독 화폐통합때 콜총리의 개인보좌관을 하는 등 콜총리와 친분이 두터워 티트마이어는 비록 과거의 전력에서 보듯이 반인플레정책에 대한 신념은 있지만 푀ㄹ총재와는 달리 현재 연방정부가 취하고 있는 거시경제학적 정책을 어느정도 수렴하는 노선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소한 일에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일벌레」로 알려진 그는 일을 부드럽게 처리하기 보다는 신념을 갖고 밀어붙이는 형이어서 「스트롱맨」의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반면 슐레진거 부총재는 68세가 정년인 분데스방크에서 16개월 뒤면 은퇴하게 돼있어 차기총재라기 보다는 과도기를 이끌어갈 실무형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분데스방크의 전신인 방크 도이체 랜더에 지난 52년 입사한 슐레진거는 지난 72년 이사직에 올랐으며 80년 이래 부총재로 푀ㄹ총재 밑에서 일해온 소위 「분데스방크맨」.
분데스방크관계자들은 『슐레진거가 총재직에 오른다면 그가 지금까지 봉직한것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며 티트마이어가 총재가 된다면 미래를 위한 포석이 될것』이라고 평하고 있다.
슐레진거는 독일이 유럽 화폐통합을 즉각 실시할 만큼 여력이나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슐레진거는 철저한 실부형 보수주의자로서 푀ㄹ총재와는 오랜 지기이면서도 항상 경칭을 붙여주는 등 공사의 구분이 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사람중 누가 총재직을 차지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으나 양자가 서로 뒤지지 않는 자격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돌일 경제관측통들은 만약 콜총리가 분데스방크의 자주성을 강조한다면 슐레진거를 임시로 총재직에 앉힌뒤 2년뒤에 티트마이어를 정식으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콜총리는 구 동독 경제의 부흥이 최대의 당면 현안이 만큼 자신의 지지자인 티트마이어를 총재로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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