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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30대여인 분신/보성·서울서… 여인은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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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30대여인 분신/보성·서울서… 여인은 숨져

입력
1991.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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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임종명기자】 18일 상오10시20분께 전남 보성군 보성읍 용문리 보성고(교장 유대용·62) 운동장에서 이 학교 3학년5반 김철수군(18)이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자살을 기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학생들과 교사들에 의하면 이날 상오9시30분께부터 학생 7백여명이 운동장에서 학생회 주최로 「5·18 추모행사」를 갖고 있는데 김군이 본관 동쪽끝에서 온몸에 불이 붙은채 비명을 지르며 운동장쪽으로 30여m 뛰어오다 쓰러졌다는 것.

김군을 구급차에 태워 후송한 김태용 교감(35)과 학생 2명은 『김군이 5월의 노래와 통일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병원측은 『김군이 전신 90%에 2∼3도 화상을 입어 기도절개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은 깨어있다』고 밝혔다.

한편 18일 상오11시35분께 연세대 정문앞 철로다리위에서 4남매의 어머니인 이정순씨(39·여·서울 송파구 가락동 73의1)가 분신한 뒤 8m아래 인도바닥으로 투신해 숨졌다.

이씨는 철로위에 서있다가 강경대군의 장례행렬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빠져 나오는 순간 몸에 시너를 끼얹고 『노태우정권 물러나라』는 등 구호를 2∼3차례 외친뒤 전민련 명의의 「전국민의 결사항전으로 노태우정권 타도하자」는 제목의 유인물 1백여장을 뿌리고 투신,주변의 학생·시민들에 의해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낮12시께 숨졌다.

이씨가 분신전 부근 철로변에 남겨둔 체크무늬 비닐가방에서는 유서 3장과 현금 2만8천원,가톨릭기도문,인감도장,열쇠,양말 등이 발견됐다.

대학노트지에 쓴 유서에는 『나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랑스런 자녀에게 바치나이다. 하느님 아버지,모두를 아버지뜻대로 바칩니다. 받아주시고 이루어주소서. 광명과 사랑으로 평화통일 이루어주시소』 『백골단 해체. 군사독재 물러가시오. 모든 국민에게 부탁합니다. 분쟁은 악이다』 등이 씌어있었다. 이씨는 또 16일자로 정치인,부시대통령,민주당 박찬종의원 앞으로 4통의 유서를 작성,가락성당 김병도 신부(56)에게 전해달라고 맡겨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성당 최시 사무장(34)은 『이씨는 성당에 열심히 나왔으나 약간 정신이상 기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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