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경쟁직면” 강조/경제역량 동원 힘쓸듯/한국도 3번 방문… TGV 판촉강화 예상영국에서 대처총리가 사임한터에 에디트·크레송여사(57)가 프랑스 사상 처음으로 여성총리에 임명돼 프랑스 내외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크레송여사는 특히 한국을 잘 안다는 점에서도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미테랑대통령은 15일 밤 총리경질을 설명하는 전국 텔레비전·라디오 연설에서 전임 로카르 총리의 노고를 치하한뒤 그가 앞으로 국가를 위해 다른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95년 대통령 선거때 사회당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했다.
크레송의 총리 임명에 대해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가 93년 유럽공동체(EC) 대시장형성에 대비하려면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하고 『도처에서 능력과 자질을 보여온 크레송이 이러한 도약을 맡을 내각을 지휘하는데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93년1월,즉 1년반뒤에는 EC 12개국의 내부국경이 없어지는 대시장이 태어나면서 민간과 재화 자본의 이동이 자유화 된다. 이런 대변혁 과정에서 후퇴는 치명적이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재능과 창조적 의지뿐이라는게 미테랑 대통령의 진단이다.
단일 시장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의 국가별 구분은 그대로 남아 적재생존의 경쟁은 오히려 가열화되므로 프랑스 경제를 키울 에너지의 결집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크레송의 총리 임명에는 독 불우호의 틀을 EC건설의 기초로 정한 미테랑 대통령의 정치목표에 그녀가 공명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크레송은 유럽의 균형은 불독의 두걸음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한다리가 짧을때 유럽은 절름거릴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크레송여사는 오랜전부터 자동차를 비롯한 일제 상품의 침입대책을 촉구해왔다.
크레송은 지난해 9월 불독 정상회담때 미테랑이 『역사가 결정되는 것은 인구 수도 땅넓이의 도시도 군대수도 경제력도 아니다』라고 말한뒤 그의 말을 받아 『한나라의 비중은 경제력에 연결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같은 크레송의 철학은 작년 10월 독일 통일무렵 『나는 허공에다 대고말하는데 지쳤다』면서 독 일과의 경쟁에 직면한 프랑스 산업의 무방비 상태와 무역적자에 경종을 울리며 홀연히 유럽 장관직을 내던진데서도 볼수 있다.
자크·칼베 푸조사 사장같은 이가 『일제차 1대 수입이 8명의 실업자를 낳는다』고 비난하는데 반해 로제·포루공업장관은 『일본차가 프랑스차보다 우월하다』며 딴소리를해 마쓰다의 선전으로 쓰이는 현실에서 크레송은 몸둘바를 몰랐었다.
당시 크레송의 사임은 좌우파를 초월해 용기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크레송은 또 90년 여름 로카르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때 일본 제품의 침략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나약함을 규탄하기도 했다.
그녀는 또 『프랑스 정부가 산업정책에서 아무런 시책도 펴지못한채 독일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자주 비난해 왔다.
이런점에 비춰볼때 크레송의 무역정책은 국제수지 방어와 자국산업 보호에 최우선을 둘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프랑스는 현재 진행중인 일본차의 유럽수입 쿼터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재계 지도자들과도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는 크레송 총리는 한국에 대한 고속전철(TGV) 판매에도 한층 적극적인 공세를 펼것으로 예상된다.
매우 활동적인 크레송여사는 국익이 최우선임을 누누이 강조해왔는데 81년 총선때엔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 「나의 작은병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심복이기도하다. 유럽 장관 사임뒤엔 전자 메이커인 슈나이더사의 국제담당 고문으로 일해왔다.
한국을 3차례 방문했던 크레송 총리는 작년 9월 유럽장관으로 방한하기 직전 파리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은 제국주의가 아니며 근면하고 발전을 계속할 개방정신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유럽의 대국인 프랑스와 상호협력햐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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