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지명 게이츠 87년때도 상원서 거부/「이란콘트라」등 부정이미지 불식이 관건조지·부시 미 대통령이 14일 미 중앙정보국(CIA) 신임국장으로 지명한 로버트·게이츠 백악관 안보담당 부보좌관(47)의 의회인준 여부와 지명배경 등을 둘러싸고 워싱턴 정가에 적지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년간 「깨끗한 정보추구」를 내걸었던 윌리엄·웹스터의 사임을 수락하고 이란콘트라 사건과 무관치 않은 게이츠를 신임 CIA 국장에 지명함으로써 게이츠의 의회 인준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게될 전망이다.
게이츠는 지난 87년에도 레이건에 의해 윌리엄·케이시의 후임 CIA 국장으로 지명됐었지만 이란콘트라 사건과의 연루설로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거부당한적이 있다.
물론 걸프전을 전후해 CIA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강력한 업무추진 능력과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있는 게이츠가 CIA 국장에 오름으로써 웹스터 재임당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백악관과 CIA간의 불협화음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9년 이후 주요정책의 결정과정에 웹스터보다 더 많이 참석해온 게이츠는 이란콘트라 사건과의 관련설 및 그의 강성이미지 등으로 의회 인준과정에서 커다란 난관에 봉착하게될 공산이 크다.
게이츠는 레이건 행정부당시 이란콘트라사건 등 굵직굵직한 「정치사건」을 처리했던 케이시밑에서 CIA 부국장을 지냈기 때문에 항상 그의 뒤에는 의혹과 「비난」의 그림자가 뒤따랐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란콘트라 사건이 잠잠해진지 오래됐고 게이츠에 대한 상원의 인식도 크게 달라진만큼 게이츠의 CIA국장 임명동의는 낙관적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66년 이후 20년 동안이나 CIA에 몸담아 온 게이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순탄치만은 않은 의회 인준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바니사드르 전 이란 대통령이 지난 12일 이란콘트라 사건의 증거자료를 미 의회에 제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점을 중시하고 게이츠에 대한 청문회를 계기로 이란콘트라 사건을 다시 정치쟁점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게이츠의 CIA국장 임명동의는 92년의 대통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시의 공화당 행정부에 득보다는 실이 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80년 10월 파리에서 있었던 미이란간의 비밀 인질협상에 당시 부통령이었던 부시도 참석했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게이츠 임명동의와는 별도의 이란콘트라사건 청문회를 개최할 것인지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또 소련전문가인 게이츠가 CIA국장에 정식 취임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소련 중심으로 돼있는 CIA 조직이 한층 대소업무 일색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냉전 종식과 걸프전으로 비소련 전문가의 중요성이 강력히 대두되는 지금 보수 강경파인물인 게이츠가 CIA국장이 되는데 대해서는 CIA 내부에서도 적잖은 반발이 예정된다.
부시는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의 강력한 천거와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게이츠를 신임 CIA 국장에 지명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이같은 인연을 부담으로 안은채 앞으로 있을 의회인준 과정에서 험한 「통과의례」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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