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동경전역 여중·고 졸업생 3년여 추적KAL858편기 폭파범 김현희에게 북한에서 일본어를 가르쳤던 「은혜」라는 여자가 지난 78년께 일본해안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됐던 일본 사아다마현 출신의 일본여인 다구치·야에코(전구팔중자·36·별명 지도세)라는 사실이 안기부와 일본경시청의 공조수사 결과 확인됨으로써 「KAL기 폭파범은 김현희」라는 움직일 수없는 증거가 또한번 입증된 셈이다.
지금까지 김현희의 KAL기 폭파사건과 「은혜」의 존재를 남한측의 조작이라고 주장해온 북한으로서는 일본경찰의 발표내용을 부인할 경우 일본경찰의 공신력을 정면부정하는 것이 되고 시인할 경우 자신들의 주장이 날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기때문에 국제적으로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일본경찰도 이날 상오 확인된 사실을 하오에 즉각 발표할 만큼 신속한 대응태도를 보여 자국내에서 자국민이 납치된 사실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반증했다.
그동안 일본경찰은 안기부로부터 북한동북리초대소에서 김현희의 일본어회화교육을 담당했던 「은혜」의 신원자료·몽타주 등 수사자료를 제공받아 수사전담반을 편성,3년3개월여동안 「은혜」의 신원확인 수사활동을 펴왔다.
일본경찰은 이를 근거로 「은혜」의 신원을 일본전역에 공개수배해 제보된 수백건의 관련첩보를 분석했다. 또 「은혜」 출신지역으로 추정되는 동경전지역 중·고교출신 여학생을 대상으로 끝질긴 신원추적활동을 편끝에 「은혜」가 사이다마현 출신의 「다구치·야에코」임을 밝혀낸 것.
신원확인 과정에서 3차례에 걸쳐 김현희와 직접 면담을 해온 일본경찰은 16일 일본여인 「다구치·야에코」가 「은혜」임을 최종확인하기 위해 김과 네번째 면담했다.
일본경찰은 「다구치·야에코」의 사진을 미리 준비해온 다른인물 15명의 여자사진과 섞어놓고 한장씩 제시하던중 『바로 이 사람이 「은혜」』라는 확답을 받자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은 안기부 수사과정에서 일본어 교육을 받은 과정을 회상하면서 『「은혜」라는 이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은혜를 많이 입었다는 의미로 지어진 북한식 이름이며 일본에서는 「지도세」라는 이름으로 술집 종업원으로 일했다는 말을 들었다』 『78∼79년 해변가에서 납치될 당시 3살,1살된 아들과 딸이 있었으며 언니 등 친척들이 동경인근 사이다마현에서 살고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이같은 사실은 일본경찰이 이날 발표한 내용과 일치한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안기부는 또 김이 진술한 내용중 「은혜」의 키(1백63∼1백65㎝) 피부(약간 검은색) 목소리(약간 허스키) 성격(건망증이 있음) 취미(양재) 등도 일본측 조사내용과 합치됐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일본은 「다구치」로 확인된 「은혜」의 신원에 대한 보다 구체적 자료 및 직접면담 등을 북한측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 정형근 대공수사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국제법상 명백한 납치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구치에 대한 신병인도 문제 등이 북한 일본간에 외교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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