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주시속 “선정면대응 후수습”/민자/한때 시위일선에… 수위조절 신경/신민/민주,가두시위 적극동참 “정권퇴진” 강경어조정면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여야는 14일 강경대군 장례식날에도 합일점을 찾지못한채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여당은 시위를 보는 시민반응을 예의주시하며 「선정면대응 후수습조치 검토」라는 태도였고 신민·민주 등 야당은 장례식 참석에 이어 가두시위 동참을 시도하는 등 장외투쟁쪽으로 바짝 기우는 모습이다.
▷여권◁
○…민자당은 야권이 강군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을 시발로 장외 대여공세의 포문을 연데대해 어떤 불법시위에도 단호히 대처한다는 「정면돌파」의 자세를 견지.
김영삼대표·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등 당수뇌부는 14일 상오 당사에 나와 전날 대학생들에 의해 점거·파괴된 사무실을 둘러본뒤 이날 하오 예정된 강군 장례에 따른 노제를 둘러싸고 또 다른 도심시위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
김대표는 『강군 장례식을 고비로 정치권이 어떻게 사태수습을 할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언급을 하지않은채 침통한 표정.
그러나 박최고위원은 『범야 세력들이 불법폭력시위를 계속하는 한 치안유지차원에서 강경대응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국민들도 이번주를 고비로 관망만 하지않을 것』이라며 시국불안 여론이 반전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
민자당이 이처럼 불법폭력시위에 강경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5·17 5·18에 이어 19일 야권의 대전집회 등 내주초까지 재야운동권의 시위사태가 계속될 것을 감안,일단 정면대결 자세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을 복선에 깔고 있기때문인 듯.
따라서 일단 이번주를 「무사히」넘기면 여론흐름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선정면 대응후 수습조치검토」쪽으로 국면전환의 가닥을 잡아가겠다는 모습.
김윤환 총장은 『야권에서 내각총사퇴 등 수용불가 카드를 제시하고 있는이상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본뒤 냉각기를 가질수밖에 없다』고 밝혀 여권핵심부의 속사정을 반증.
박희태 대변인도 이날 강군 장례식에 언급,『장례식은 엄숙하고 경건히 치러져야지 정치색으로 얼룩져서는 안된다』며 야권의 참여를 겨냥한뒤 『특정인사나 정파가 장례식을 빌미로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계기로 삼아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
민자당은 평소와는 달리 강군 장례식 현장이나 시청앞 노제에 상황파악을 위한 사무처요원을 일체 파견치않고 경찰 및 정보기관에서 보고하는 현장상황만 점검하며 애써 무관심한 표정.
민자당 당직자들은 강군 장례행렬이 무사히 서울도심만 빠져나가 장지로 향할 수 있도록 무리한 대응을 하지말 것을 정부측에 사전요청했고 시위진압 과정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는 후문.
당직자들은 이날하오 장례행렬에 일반시민들이 거의 합류하지 않았고 큰 불상사도 없었다는 정부측의 상황보고를 받은뒤 일단 안도하는 모습.
▷야권◁
○…신민당은 이날 강경대군 장례식에 김대중 총재 등이 거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장외로의 행보를 강화.
신민당의 이날 행사참여는 장외투쟁자체보다는 노재봉 내각사퇴 등 3개 시국관련 요구사항을 받아내기위한 대여압력이 주목적이라는게 중론.
또 김총재가 강군 사건이후 처음으로 범국민대책회의 주관행사에 참여한것은 현시국에 대한 민의의 향방을 현장에서 체험해 향후 투쟁계획에 참고로 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는듯.
신민당은 이같은 제한적 투쟁방향에 따라 당초 김총재의 행사참여를 장례식 조사 낭독,신촌로터리 추모제 참석 등 비가투적 성격으로 한정해 계획. 또 김총재는 장례식의 조사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정권퇴진 투쟁」 부분은 일체 언급하지않아 자신의 투쟁영역에 나름의 울타리가 있음을 재확인.
신민당은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범대위측의 요청에따라 장례식후 시가행진의 전면에 나서 한때 시위를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
특히 이 과정에서 김총재 일행이 경찰의 사과탄 세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자 한때 당일부에서 격렬한 대여성토 기류가 형성.
이들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약속의 이행을 촉구하는 제1야당 총재에게 최루가스로 분풀이를하는 정권이 세상에 어디있느냐』며 『이는 분명히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것』이라며 「저의」를 확대해석.
이들은 이어 『장례식과 가두시위의 국민참여 정도를 보면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밝혀질것 아니냐』면서 당의 향후투쟁방향에 대한 김총재의 결정을 주시.
그러나 막상 김총재는 내각총사퇴를 겨냥한 공세만을 계속 언급해 대조.
김총재는 시위참가후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와 수행한 박상천 대변인에게 『성명을 발표하되 오늘의 상황만을 다루라』면서 『괜히 길게 보고 다른것을 언급하면 초점이 흐려질 염려가 있다』고 미리 수위를 조절.
김총재가 이처럼 신중한 접근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번주동안 여권의 결단여부를 지켜보겠다고한 유예적 태도와 맥락을 같이하는 대목.
박대변인은 이에따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행태는 오히려 시위를 촉발하는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려는 우리당 총재일행에게 사과탄을 던진 저의가 무엇이냐』고 추궁.
신민당은 시위대에서 김총재 일행이 빠져나온 뒤에도 계속 시위상황을 체크.
신민당은 시위인원이 수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자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여권이 이번에도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 이들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려 들어서는 안될것』이라고 주장.
신민당은 15일 상오 주요간부회의를 열어 14일 상황을 총점검한뒤 그결과를 오는 19일 대전집회에 반영할 방침.
이에앞서 명지대에서의 장례식에서 김총재는 조사를 통해 줄곧 강경한 어조로 현정권의 비민주성을 규탄하면서 민주화의 완성을 위한 투쟁을 다짐.
김총재는 『정치권이 바로 되지 못한것이 강군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끄러움을 말로 다할 수 없다』고 언급. 그는 그러나 『공안통치의 필연적 결과로 일어난 이 사건으로 인해 공안통치분쇄를 위해 국민들이 떨쳐일어나고 있다』면서 『반민주 독재체제의 종지부를 찍을때까지 투쟁을 멈추지않겠다』고 피력.
김총재는 당초 이날 상오 『순수추모행사에 정치인의 조사는 부적절한것 같다』며 사양의 뜻을 밝혔으나 『그러면 정치인 모두가 빠져야 한다』는 범대위측의 요구에 따라 그대로 조사를 낭독.
○…민주당은 14일 「거당적 장례참여」 방침에 따라 이기택 총재와 이부영·조순형·고영구·박찬종 부총재 등 총재단과 당직자 등 2백여명이 명지대 장례식에 참석한후 운구행렬을 따라 가두시위에까지 동참.
이총재 등 일행은 이날 상오8시30분께 여의도 당사를 출발,행사시작 시간인 9시 정각에 명지대에 도착했고 이총재는 먼저 나와있던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 말없이 악수를 교환.
이총재는 이날 조사에서 『이 시대를 책임져야할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뼈아픈 자기반성을 하지않을 수 없다』면서 『부끄럽게 살아남은 정치인의 마지막 양심으로 국민을 배신한 살인폭력 정권에 대해 즉각퇴진을 촉구한다』고 강경어조.
이총재는 이날 행사에서 보여줄 당의 행동력이 향후 대규모 옥외군중집회의 성사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된다고 판단,가두행진에서 당직자들을 적극 리드하는 등 분위기를 주도하기위해 애쓰는 모습.
이를 반영하듯 전날 비서진이 마련한 조사를 검토한뒤 『너무 감상적이다. 좀더 강경한 어조로 바꾸라』고 지시했으며 빠져있던 「정권퇴진」 부분을 직접 삽입.
이총재와 총재단·당직자들은 장례식이 끝난뒤 운구행렬를 따라 연세대쪽으로 행진했으나 연희동 입구에서 경찰의 저지로 잠시 지체된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하자 학생·시민 등과 함께 『해체 민자당,퇴진 노태우』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이어 경찰의 본격적인 해산작전이 개시되자 이총재 등 당지도부도 흩어지기 시작,삼삼오오 학생·시민들에 묻혀버렸으며 이총재는 이날 하오 늦게 7∼8명의 당직자·당원들과 함께 여의도 당사로 귀환.
당사로 돌아온 이총재는 『현정권은 이미 국민을 버리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모든 당력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조명구·신효섭기자>조명구·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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