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세대를 지·덕·체가 겸비된 인간으로 키워가야 한다는 것은 고금과 동서를 가릴것없이 「2세 교육」의 이상이자 이정표라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정서가 메말라가는 도시화와 산업화 사회속에서 청소년들에게 자연속에서의 수련을 통해,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함양시키도록 한다는 것은 그 의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러한 순수한 안목에서 본다면 체육청소년부가 청소년 건전육성 10개년 계획의 하나로 제시한 청소년들의 「방학중 수련방안」은 관심을 끌만하다. 그러나 그 실천방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련을 통한 청소년들의 정서함양」이 목적인지,「수련활동 자체를 정착시키는 새로운 정책도입」이 목표인지,다른 의도가 또 있는 것인지를 분간할수가 없다. ◆왜 하필이면 「수련활동」을 대학진학의 한 조건으로 삼겠다는 것인지 얼른 이해가 안간다. 새 대학입시제도가 실시되는 94학년부터 체력장이 폐지되니까,그것에 대치하자는 것인가. 11일간 합숙(2백72시간) 수련을 점수화해서 대학입학 내신성적의 25%선까지 반영하자는 체육청소년부의 발상은 조금이라도 실현성을 생각해보고 내놓은 정책방안이랄수가 없다. ◆입시점수화란 강제규정을 동원해 정책을 손쉽게 가시화 해보겠다는 얄팍한 관료주의와 행정편의적인 구태만이 돋보일 뿐이다. 점수를 의식한 경쟁적인 수련활동 이라면 그게 정말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리도 없다. 6조8천억원을 들여,1만4천7백91개소의 수련시설을 새로 만들고,16만9천여명의 청소년 수련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것도 꿈같은 얘기로만 들린다. ◆정책의 생명은 지향하는 목표에만 있는게 아니다. 실현가능해야만 정책이지,그렇지 않으면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장미빛의 꿈만을 제시해놓고 그것이 헛구호로 끝날때 국민들로부터 받게되는 정부의 불신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나 쉽게 교육이나 입시제도를 다른 정책수행의 도구로 사용해보려는 발상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교육자체가 망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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