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아공 흑백화합기운에 찬물/양쪽 강경론자 입지강화… 일촉즉발 긴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아공 흑백화합기운에 찬물/양쪽 강경론자 입지강화… 일촉즉발 긴장

입력
1991.05.15 00:00
0 0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막 움트기 시작한 흑백인종간 화합의 기운이 다시 사그라져가고 있다.피부색에 따라 갈라져 치열한 반목과 증오를 내연시켜오던 남아공에 흑백화해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해 초. 데·클레르크 대통령의 백인 국민당정부가 흑인지도자 넬슨·만델라를 전격 석방함으로써 흑인들과의 협상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인종차별국가 남아공에 흑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사회가 건설될지 모른다는 기대를 불러일으켜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흑백화합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아공의 백인법원이 13일 지난 88년 4명의 흑인들을 납치·폭행한 혐의로 8차례의 재판을 받아온 넬슨·만델라의 부인 위니·만델라에게 범죄방조의 유죄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사건으로 흑백간의 화해무드는 급격히 위축됐다. 반면 양쪽 강경론자들의 입지가 강화돼 남아공 정국은 또다시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남아공의 최대 흑인정치단체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내 소장파 강경론자들은 이번 사건이 ANC 부의장인 넬슨·만델라가 백인정부에 너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온 결과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만델라의 협상노선을 비판해온 이들 젊은 흑인들의 공격이 강화됨에 따라 만델라의 카리스마와 지도력은 큰 상처를 받게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넬슨·만델라는 이 사건으로 지금까지의 유화적인 협상태도를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젊은 흑인 강경론자들의 주장이 흑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백인 보수주의자들은 이 사건을 빌미로 『흑인들은 법도 인권도 멋대로 유린하는 무뢰한』이라고 비난하며 『그들에게 권력을 나눠줄수는 없다』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남아공은 2백년간 끌어온 끔찍한 흑백대결을 마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는지도 모른다.<최성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