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공은 한고조 유방의 참모로 활약한 장양의 스승이었다. 그가 남긴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부드러운것이 강한 것을 제압할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일을 버리고 먼데 있는 일을 도모하면 피로하기만 할뿐 아무런 공을 취하지 못한다. 또한 먼곳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을 생각하는자는 편안을 누리게 된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오히려 누른다 함은 오늘에도 맞는 말이다. ◆지금 온 나라안에 강성 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학생의 치사사건으로 분신이 잇달고 시위가 격화되어 간다. 정부의 대응은 강경일변도로 양보와 타헙의 기운은 털끝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시국에 대한 인식부터 엇갈리고 이 평행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조차 깜깜하다. 불안만 가중 되고 위기감이 절박할 뿐이다. ◆정부나 재야운동권이나 너무 먼 곳만을 보는 것 같다. 당장 눈앞에 전개되는 난국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물러가라,안된다」 힘겨루기에만 골몰한다. 정부는 먼 내일을 위해 할일이 많다는 이유로 법과 질서의 강성 기조에만 의지하고 시위자들은 쪽박이라도 깨야 한다고 전열을 가다듬는 형세이다. 이러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날이 닥친다면 어쩔 셈인지 모르겠다. ◆강성 기류는 끝내 뇌성벽력만 몰아온다. 이것을 피하려면 냉정과 이성을 회복하는것 뿐이다. 위기일수록 감정은 억제 되어야 한다. 감정은 충돌을 격화시킬뿐 난국의 수습과 해결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못한다. 냉정한 이성은 현실을 직시할줄 알고 소모적인 대립을 뛰어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 준다. 답답하고 느려도 이성의 말을 따름이 순리적이다. ◆강성때문에 오늘의 난기류를 불러들인 정부가 먼저 강성을 풀어야 한다. 이것이 곧 결자해지의 언칙이다. 법질서의 가동도 부드러워야 순조롭게 돌아 간다. 내일의 걱정보다 오늘의 걱정이 더 시급하다. 정부가 알아서 하는데 왜 반발하느냐는 단순한 발상은 위험천만하다. 부드럽게 나서 보라. 그러면 시국도 한결 부드러워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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