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규정 불구 기소유예·공소취소 가능/수혜자 「경미한 사범」 국한 석방폭 안클듯6공화국 출범이후 3년여동안 끌어왔던 국가보안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날치기 통과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충돌이나 재야등의 반발과는 별도로 새 법의 효력이 발생하게 됐다.
정부와 민자당에 대한 반발과 비난은 이 법의 국회통과 방식 때문에 더욱 거세지고 있지만 막바지까지 개정안에 적극반대하며 반발했던 법무부와 검찰도 개정법에 의한 실무적용 지침과 기준을 만들고 정치적 고려와 「주문」에 따른 구속자 석방문제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법무부는 일단 『새 법에 따르더라도 기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 법률적으로 재검토,석방할 의무는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왜냐하면 구법의 조항이 삭제됐다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관련자들이 자동으로 면소되거나 무혐의처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개정국가보안법의 부칙2조가 「이법 시행전의 행위에 대한 처벌은 종래규정에 의한다』는 경과규정을 두고있어 현재 수사중이거나 재판계류중인 사람은 기존의 국가보안법에 의해 처리되는 것이다.
또 부칙3조도 「이미 유죄판결을 받은자는 신법에 의해 유좌판결을 받은자로 본다」고 돼있어 형확정자에 대해서도 신법의 적용여지를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새로 개정된 법취지를 살리고 유사사건에 대한 신구법 적용상의 균형을 감안할때 신법을 적용하면 죄가 안되는 사람에게는 사안에 따라 유리한 조치가 내려지도록 운용상의 묘를 살려나가야 할것』이라며 『현재 사안별로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을 분류,구제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선별기준이나 구제대상자의 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법개정으로 인한 수혜자가 반국가단체 고무·찬양,이적표현물 제작·반포 등 비교적 경미한 사범에 국한될 가능성이 큰데다 공소취소 등의 이례적 조치를 무죄판결과 비슷할 정도로 불명예스럽게 여기는 검찰의 속성상 석방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4백명내외로 알려진 기존 국가보안법위반 사범중 신법에 따를 경우 죄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수사중인 피의자,재판계류중인 피고인,형확정자 등 각각의 사법처리 단계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즉 경찰이나 안기부 또는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는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수배중인 사람은 수배해제 조치도 가능하다.
또 1심 재판계류중인 미결수는 검찰이 공소취소를 통해 기소자체를 철회하는 방안과 재판부가 유리한 판결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방법 등 2가지가 있다.
예컨대 재판부 판결에 의한 관련자 구제의 경우 재판부가 기존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경우 실형에 해당하는 사범에게 집행유예나 벌금 등을 선고할수 있도록 구형량을 한단계 낮추는 방안을 말한다.
특히 잠입·탈출죄에 대한 불고지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에 89년 서경원 전의원사건으로 불구속기소된 신민당 김대중총재와 김원기·이철용의원 등에 대해서는 정치적 타결에 의한 검찰의 공소취소가 예상되고 있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재판에 회부한 사건에 사후 법률변경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때 검찰 스스로 철회하는 것으로 1심 판결 이전에만 가능하며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기소검사 이외의 다른 검사가 할수도 있게 돼있다.
따라서 검찰이 김총재 등 관련 의원들에 대한 공소취소의견을 서면이나 구두로 법원에 제출하면 재판부가 공소기각 결정을 내려 사건을 종결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공소취소는 지난 85년 의사당 폭력사건 관련의원들을 구제할때 취해진것처럼 「정치적 거래」에 의한 조치로 인식돼왔기 때문에 검찰내부에서는 여전히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형이 확정된 기결수들에게는 감형·사면 등 정치적 판단이나 고려에 의한 조치가 취해질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밀입북사건으로 구속기소돼 대법원서 형이 확정된 임수경양과 문규현신부 등이 석방될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이 확정된 사람을 법무부가 독자적으로 구제할 방법은 없지만 정치적 화합차원에서 감형 및 사면조치는 내려질 수 있을것』이라며 정치적 후속조치를 시사하고 있지만 현재 수감돼 있는 국가보안법 위반사범의 상장적 인물인 임양과 문신부가 빠른 시일내에 석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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