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분 8개 그룹도 월말까지 끝낼듯/여신동결보다 청와대 분위기에 눌려/“땅값진정” 목표는 불발○…5·8대책에 따른 47대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이 대책발표 1년만에 8일 사실상 완료됐다.
은행감독원은 이날 현재 47개 대상재벌중 39개 그룹이 모두 매각을 마쳤고 나머지 8개 그룹은 매각 실무상의 어려움 등으로 아직 매각을 끝내지 못했으나 매각의사를 공식통보해옴에 따라,사실상 처분작업은 마무리된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의 매각률은 총대상 5천7백41만평중 3천5백96만평이 팔려,62.7%엥 달한다. 미처분 8개 그룹은 빠른 시일내의 매각을 약속한 상태.
미처분 부동산 2천1백45만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성산업그룹은 당초의 매각불가방침을 번복,정부조치에 순응키로 했다.
그러나 대성탄좌의 대상 조림지가 워낙 대규모(1천7백13만여평)인데다 상장기업이라 임시주총을 열어 매각의결을 받아야 하는 절차상의 문제로 늦어지고 있으나 조속히 주총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 2만6천여평이 걸려있는 롯데그룹도 매각방침을 밝힌 상태고 한진그룹도 제동흥산 목장부지 3백90만평을 성업공사에 매각위임하거나 복지재단 등에 기증,곧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화약·벽산·라이프 등 나머지 5개 그룹도 계열분리·영업권양도 등의 절차상의 문제로 늦어지고는 있으나 늦어도 이달말까지 매각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각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아니면 아예 매각자체를 거부하며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면 재벌들이 갑작스럽게 서둘러 처분에 나선 것은 추가제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청와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인듯.
대상재벌들은 여신잔액동결 조치나 그보다 더 강력한 신규여신중단 조치를 감수하더라도 「땅」만은 못팔겠다고 버티어 왔었는데 지난 1일 대통령의 제재강화지시가 있은후 「팔자」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정부에 밉게 보여 좋을게 없는 재벌들이 일시적이나마 버티기로 나갔던 것은 땅에 대한 집념보다는 정부의 원칙없는 정책때문인듯.
정부는 5·8대책후 30대 재벌의 자진매각을 유도한 뒤 또다시 비업무용을 가려내 매각케해 이중으로 팔게한다는 불만과 함께 비업무용 판정기준을 뒤늦게 보완 완화하는가하면 재심을 받아 일부 구제해주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일부 정부관계자들 마저 『조금만 버티면 될것』이라며 오히려 재벌입장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해 재벌들은 시간을 끌며 또다시 정책이 변화되기를 은근히 기대한듯하다.
○…5·8대책은 일단락됐지만 당초 기대했던 정책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고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켜 놓은 「실패작」이라는 혹평도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부동산투기억제와 물가안정을 위한 특별보완대책」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물가는 계속 올라 지수상으로도 올들어 이미 5.9%나 상승했고 집값·전세값는 오를대로 올라,서민들의 내집마련꿈을 무산시켜놓고 있는게 현실이기 때문.
5·8대책은 본래취지인 부동산투기와 물가를 잡지못한채 「재벌의 땅」 대책으로 변질돼 쓸데없는 땅을 많이 가진 재벌엔 정부가 가혹해질수 있다는 일종의 경종을 울렸다는게 유일한 성과로 평가될수 있을 것이다.<이백규기자>이백규기자>
□5·8대책 추진경과
○90·5 · 8 부동산투기 억제와 물가안정을 위한 특별보완대 책 발표
○ 5 ·10 10대 재벌 자진매각 발표
○ 8 ·17 48대 그룹에 대한 비업무용 판정(국세청)
○ 9 · 3 비업무용 판정기준 보완
○ 11·10 국세청 재심결과 발표
○ 12·28 여신관리 시행세칙상 재심결과 발표
○91·3 · 4 처분시한마감. 매갈실적 5천7백41만평중 3천4백50만평(60.1%)
○ 3 · 5 미처분기업에 대한 금융제재개시
○ 5 · 1 대통령 제재강화지시
○ 5 · 2 추가제재발표
○ 5 · 8 미처분 8개 그룹 14사 여신동결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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