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학자등 보고서… 장로교서 채택예정/동성연애 인정등 충격적 내용/출간 즉시 2만7천부나 팔려/진보파 “사랑의 복음” 극찬… 보수파선 거센 비난『소수의 동성연애자들은 다수의 이성연애자들에 의해 박해 받고 있다』 『결혼은 반드시 사랑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자위행위는 권장돼야 한다』
언뜻 들으면 성해방론자들의 구호로 착각하기 쉬운 이런 주장들이 최근 미 기독교계를 뒤흔드는 논쟁거리가 되고있다. 논쟁의 대상은 미 장로교회가 오는 6월 정기총회에서 채택할 예정인 새로운 성윤리 규범에 관한 한편의 보고서.
목사 학자 보건관계자로 구성된 12인 위원회가 마련한 이 보고서는 보수적이고 금욕적인 기독교의 기존 성윤리를 정면 부인하는 혁명적 내용을 담고 있어 교계에 충격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보고서는 무엇보다 인간의 성욕에 대해 전혀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성욕은 전통적 관습에 얽매이거나 이성간에만 국한되어서는 안되는 인간의 근본욕구이며 권리』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동성연애도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는 뜻을 담고있다. 이 보고서는 나아가 『결혼은 때때로 남녀간의 복종관계를 제도화하는 장치로 이용되고 있으며 동성연애자들은 이 제도에서 이탈한다는 이유로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까지 펴고있다.
이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이 보고서는 교회가 새로운 성윤리를 채택하도록 촉구했다. 그러한 새 윤리의 예는 『자위행위는 청소년이나 노인층을 막론하고 권장해야 한다』 『성교는 반드시 임신을 위한 것은 아니다』 『「책임있는」 10대의 성관계에 대해서는 교회의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등이다. 이 보고서는 또 성관계의 바탕이 되는 참사랑의 요소를 상호성,정직성,동의,신뢰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요건만 갖춰진다면 어떤 형태의 성관계든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혁신적인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가 미 종교계에 미친 파문은 상상키 어렵지 않다. 이 보고서는 출간 즉시 2만7천부가 팔려 일약 장로교회의 베스트셀러로 등장했다. 진보적 인사들은 이 보고서를 「사랑의 새로운 복음」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반면 비난과 분노의 여론도 비등하다. 금욕을 최대의 덕목으로 삼는 미 개신교회는 이제까지 결혼전까지는 성적 금욕을 강조하고 결혼을 사랑의 최종단계로 생각해 왔다. 따라서 결혼과 사랑을 분리하고 동성연애를 인정하는 새 보고서는 보수적 교계인사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다수결로 채택된 이 보고서 논의과정에 참여한 위원중 6명은 이 보고서를 비난하는 독자적 보고서를 내놓았다. 또 장로교파 전 지도자 8명이 이 보고서에 대한 반대운동에 착수했고 1백74명의 장로중 79명은 총회가 이 보고서를 거부토록 청원했다. 이들은 교회가 동성연애를 인정한다면 이는 아담과 이브로 시작되는 성서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따라 새로운 성윤리 지침이 장로교회 총회에서 전면 수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장로교회가 새로운 성규범을 모색하게 된 배경은 기존의 규범과 사회현실 사이에 엄청난 간격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로교 신자중 3분의 1이 독신인 현실에서 이들에게 결혼외의 금욕을 강요하는 기존규범은 너무 비현실적 임이 분명하다. 새 보고서는 사회의 전통적 관습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동성연애자나 비정상적 성행위자를 소외계층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도 교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 보고서는 날로 감소하는 신자수를 늘리기 위해서도 새로운 성윤리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장로교 신자는 지난 20년간 50만명이 감소했다. 보고서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새 신자를 찾을게 아니라 안전한 성관계를 행하는 동성연애자와 독신자들을 수용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이 논란많은 보고서는 앞으로 장로교 총회에서 어떻게 결정되든 간에,종교적 진리도 변화하는 시대현실에 따라 달라질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고있다.<뉴스위크지>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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