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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소했는데…” 대책회의 침통/4번째분신 김기설씨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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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소했는데…” 대책회의 침통/4번째분신 김기설씨 주변

입력
1991.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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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안실 학생들도 허탈… 구호·노래없어/김씨,가명사용해 신원 몇차례 번복 소동○…대책회의측은 김기설씨의 분신소식이 알려지자 『그렇게 걱정하던 5번째 희생자가 결국 또 나오고 말았다』며 침통한 분위기.

경과보고를 하던 김근태씨 부인 인재근씨는 보고를 다 마치지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분신한 김씨와 이날 상오6시30분께 마지막으로 통화한 친구 홍성은씨(26·여·강사)는 통화내용을 묻자,『열심히 살라는 말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하며 오열.

대책회의 관계자들은 『박승희양 분신때부터 죽지말고 살아서 투쟁하자는 호소를 해왔지만 순수한 열정을 참지 못하는 젊은이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며 『정권은 마치 분신특공조라도 있는 것처럼 현실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

○…8일 상오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시체가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뒤에도 대책회의측은 분신자의 신원을 「한양대 철학과 2년중퇴의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로 밝힌뒤 「한정덕」으로 번복했다가 또다시 김기설로 정정하는 등 혼선.

대책회의측은 김씨의 양복에 새겨진 이름과 유서의 명의가 같아 분신자는 「김기설」이라고 밝혔으나 친지·후배들이 시신을 확인한 뒤 『이 사람은 한정덕』이라고 주장하고 한양대측이 『김기설이란 학생이 입학한 적이 없다』고 통보해온 바람에 신원확인이 늦어진 것.

결국 김씨는 그동안 「한정덕」이란 가명으로 노동운동을 해오다 지난해 11월 전민련에 가입할때 본명만을 쓰도록 하는 전민련 원칙에 따라 본명인 김기설을 다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강력부 송명석·신상규 검사 등은 8일 하오1시께 대책회의 상황실에 찾아와 김씨 시신에 대한 육안검안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것을 요청했다가 대책회의측이 검찰의 분신특공조 배후조종 수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난처한 표정.

검찰은 세브란스병원 의사 2명 사진기사 1명 등 6명의 검안팀을 구성,『육안으로 사망을 확인하고 지문을 찍게해 달라』면서 『강력부는 분신특공조 배후조종 수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주장.

대책회의측은 인의협 의사 1명과 이수호 집행위원장 등 6명으로 검안팀을 구성한 뒤 검찰에 협조해주기로 뒤늦게 결정.

○…김씨의 시체가 옮겨진 8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주변에는 잇단 분식에 충격을 받은듯 학생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일체의 노래나 구호없이 경계를 서고 있어 강경대 천세용군 사망 직후와는 대조적인 분위기.

그러나 이날상오 내무장관의 조문설과 검찰의 강제부검설이 나돌자 학생들은 쇠파이프를 든 사수대를 30여명으로 늘려 출입자통제를 강화.

○…숨진 김씨의 아버지 김정렬씨(57·공원)와 어머니 이광옥씨(49) 등 유족 3명은 이날 하오1시30분께 안양에서 상경,영안실에서 김씨의 시신을 확인하고 오열. 아버지 김씨가 흐느끼자 강경대군의 아버지가 다가가 위로하기도.

전민련 관계자와 김씨의 친지들은 『김씨가 며칠전부터 분신의사를 밝혀 계속 따라 다니며 설득하고 감시했는데 결국 죽고 말았다』며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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