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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장님들…/최정복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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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장님들…/최정복 사회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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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하오 대전 유성관광호텔에는 대전·충남지역의 19개 대학 총·학장들이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 이후 잇단 대학생 항의분신 등 어려운 학내외 상황을 협의,타개하기 위해 자리를 같이했다. 타시·도에 비해 다소 실기한 감은 있었지만 총·학장들이 시국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기 위한 모임이었던 만큼 참석자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무거웠다. 한동안 침묵이 흐르던중 사회를 맡은 C대 총장이 먼저 운을 뗀뒤 참석자들에게 자유스런 의견개진을 정중히 요청했다.분위기 탓인지 어느누구도 금방 입을 떼지 않았다.

C대 총장은 하는수없이 발언자를 지명했다.

먼재 S대 학장은 『우리대학은 전교생이 1천여명에 불과한데다 모두 사회에 순응하는 모범생들이라 별 문제가 없습니다』면서 애써 표정을 가다듬었다.

토론은 처음부터 기대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왜 우리나라만 학생소요가 계속되는지 수수께끼입니다』 『일부 교수들의 성명발표와 농성은 사태를 부채질할 뿐입니다』 『아무리 이 자리서 얘기해 봤자 대학이 안고있는 근본문제는 해결안됩니다. 결의 표명이나 서둘러하고 매듭짓도록 하지요』 등이 의견개진의 전부였다.

답답해진 사회자는 『학생들의 분신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며 자신이 이미 작성해놓은 성명서 문안에 맞춰 발언을 해주도록 거듭 당부했으나 모두를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그때 30여분 늦게 도착한 S대 총장은 이날 모임의 취지도 몰랐던지 느닷없이 『등록금문제 해결방안을 이자리에서 정부에 건의하자』며 장시간 열변을 토했다.

1시간30여분이 지나도록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높은 경륜을 펴는 총·학장은 찾기 어려웠다.

참다못한 한 학장이 발언을 자청,자성운운하며 방관자적 입장으로 일관하는 동료들을 질타하고 『강경하고 분명한 의지를 보이자』고 목청을 돋웠다.

간담회를 서둘러 끝내고 저녁이나 먹자는 제의끝에 2시간만인 하오7시께 성명서초안이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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