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4일 폐막된 제85차 평양국제의회연맹(IPU)총회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북한은 7일까지도 이에대해 공식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평양 IPU총회의 의미는 그들에게 결코 작은 것은 아닐것이다.북한이 소련 등 사회주의권의 격변과 한소정상회담 등으로 심한 외교적 고립감에 빠져있는 상황서 세계 86개국의 의회대표와 10여개 국제기구 대표 등 8백30여명이 평양을 방문한 사실은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또 이번 행사를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유엔가입문제 등과 관련하여 그들에게 쏟아진 국제적 비난을 해소하는 기회로 활용했으며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떠넘기기도 했다.
개막연설서 한반도 비핵지대화 및 평화지대화,연방제통일안의 당위성과 핵개발금지·군축 등을 소리높여 외친 김일성의 평화 이미지 부각노력은 최근 치사사건과 연이은 분신사건으로 어수선한 남한의 상황과 비교되면서 상당한 호소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대회장인 만수대 의사당에 걸렸던 대형 김일성 초상화를 IPU 휘장으로 가리고 대표단의 숙소서도 초상화를 치우는 등의 제스처도 북한이 노리는 묘책이 무엇인가를 잘 설명해준 것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북한에 상당한 부담을 준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먼저 IPU총회는 평양에서 개최됐던 국제행사와는 전혀 다르게 아주 담담하게 치러졌다는 사실에서도 암시되고 있다.
북한은 군축관련결의안 문안기초소위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의안을 채택하기위해 회원국들을 설득하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IPU총회 본회의가 「무조건적으로 모든 국가들은 핵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결의한것은 주한미군의 핵무기철수와 자신들의 핵안전협정체결을 연계시키고 있는 북한을 크게 당혹스럽게 했다.
이밖에 오스트리아의 대표는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기도 했으며 독일 대표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김일성 주석 면담을 거부했고 평양 IPU총회를 취재했던 서방언론들이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때 북한은 이번 IPU총회로 단단히 밑지는 장사를 했다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이번 IPU총회를 통해 국제여론의 흐름을 정확히 읽는 안목을 키웠다면 장기적으론 손해를 보지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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