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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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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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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가 좁다는 것은 국력의 차원에서만 불리한 것이 아니라는 이론이있다. 좁은 국토의 국민들은 대개가 성질이 급해 모든 것을 단시일내에 한꺼번에 성취하려는 심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냄비바닥처럼 쉬달고 쉬식는 조급한 심성은 바로 정치현실에 반영되게 마련이고,그래서 국토가 넓은 대국보다 정치가 불안정성을 띠는 경우도 많다 주장이다. ◆이러한 이론을 국토가 비좁기 짝이없는 우리 현실에 대입해보면 그럴싸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침에 서울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점심때 부산까지 확퍼지고,저녁때는 눈덩이처럼 부풀어 서울로 되돌아오리만큼 우리정치 풍토는 국토 이상으로 비좁기만하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전국이 「반나절생활권」이 된지오래고 그 거리감은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4백50㎞의 서울­부산간을 2시간대에 주파할 고속전철을 깔겠다고 정부는 지금한창 부산을 떨고있다. 6조원이 소요되는 재원도 문제지만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해,프랑스의 TGV식이냐,일본의 신간선식이냐로 선진기술국들에게 먹음직스러운 「고기덩이」로 등장하고 있다. 한심스럽다고나 할까. ◆바로 이런 판국에 국내건설 분야에서는 제일인자라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경부고속전철의 조기건설을 비판,반대하고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경우 4백여㎞밖에 안되는 경부간에 아직은 고속전철을 건설할 시기가 아니며 서두를 이유도 없다』는 정명예회장의 반대논리는 속셈까지야 알 수 없지만 액면만으로는 동감하는 지식인이 많을것 같다. ◆고속버스나 승용차로도 5시간대면 갈수있는 거리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으면서 고속전철을 놓아 두어시간 앞당긴다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해 획기적인 일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만한 돈이 있다면 수출입화물을 보다 신속히 수송할 고속도로와 태부족한 항만시설 확장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 순위는 아닐까. 사람수송위주인 경부고속전철의 조기건설은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수도권과 국토의 경부축에 인구와 산업의 집중만을 부채질할게 뻔하다 경북고속전철 건설계획을 재검토. 일단 유보하는 용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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