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상오11시께부터 범국민 대책회의 상황실이 마련된 연세대 학생회관에서는 대책회의 관계자들과 기자들 사이에 비공식 간담회 형식을 빌린 입씨름이 벌어졌다. 비상시국의 핵으로 등장한 대책회의 주변에서 살다시피하는 기자들과 연일 집회·시위를 주관하는 대책회의 관계자들간의 「사실보도」 논쟁이었다.이 자리에서 대책회의측은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첫재 지난 4일의 서울 시위에는 10만명 이상의 시민 학생이 참가했는데 언론은 3만명으로 축소보도했다. 둘째 경찰의 최루탄 난사에도 불구,처음으로 철저한 비폭력시위를 고수했지만 시위도중 통제에서 벗어난 극소수가 얼마 안되는 화염병을 던진 사실을 언론은 과격폭력시위라도 과장보도하는데 부당하게 이용했다. 셋째 국민적 공분을 자연스레 결집,부도덕한 정권에 맞서 투쟁하는 것을 학생들의 희생을 이용,정치파워 게임이나 하는 것처럼 해설기사·사설로 왜곡·편파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내용과 보도가 다르다는 이유로 취재를 거부했던 사실까지 거론하며 『일선기자들의 고충은 이해하나 진실보도를 위해 힘껏 노력해 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에대해 기자들은 감정이 격해진 학생·재야인사들을 상대하는 고충과 취재진을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며 철저히 통제하는 대책회의의 폐쇄성을 따지는 한편 기자의 눈으로 확인한 인파를 10만명으로 발표한 과장,분명히 등장한 화염병을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도 주장하는 강변을 반박했다.
끝머리에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어디까지,또 얼마나 공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기자들은 『87년6월 항쟁때 보다는 국민공감대가 적은것 같다』고 대답했다.
결국 간담회에서는 불만이 있으면 정식으로 언론사에 표시하고 대책회의를 좀더 개방한다는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국민들은 어느 것이 「사실」이라고 믿어줄까가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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