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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군어머니 숨진사실 모른채 응급실로…/천세용군 안치된 병원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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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군어머니 숨진사실 모른채 응급실로…/천세용군 안치된 병원주변

입력
199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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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의식회복 “끝까지 투쟁해다오” 당부/85년 분신 송광영군 모친 가족과 함께 오열○…3일 밤10시20분께 천세용군(20)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밖에 있던 학생 1천여명은 『세용이가 결국 죽고 말았다』며 서로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또 지난 85년 10월 경원대에서 분신자살한 송광영군(당시 28·법학 2)의 어머니 이옥순씨(65)도 천군 가족들을 위로하다 함께 오열.

천군이 숨진 15분뒤 택시를 타고 응급실앞에 도착한 어머니 김계숙씨(41)는 『아이고 내새끼야』라고 울부짖으며 숨진사실을 모른채 응급실로 들어갔다.

한 학생대표는 천군이 숨지기 전까지 간간이 의식이 들때마다 『여러분은 끝까지 살아 현정권타도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언.

밤11시5분께 천군의 시신은 고 박종철군의 아버지 박정기씨(61)와 학생 5명에 의해 영안실로 옮겨졌다.

○…하오6시50분께 천군이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미리 연락받고 대기중이던 응급의학과 의사 김승호씨(37) 등 의료진 10여명이 동원돼 치료를 했으나 소생하기에는 너무 화상이 심했다는 의료진의 토로.

천군은 도착당시 전신 95%에 화상을 입고 피부가 대부분 손상돼 수분,전해질을 계속 보충했으나 하오9시5분께 심폐기능이 정지되기 시작했다는 것.

의료진은 심장이 정지된 뒤에도 1시간15분동안 인공호흡기를 대고 심장마사지 등 심폐소생을 위해 애쓰다가 결국 사망진단.

○…천군이 한강성심병원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진뒤인 하오8시께 경원대생 3백여명이 응급실 주변에 쇠파이프를 들고 서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동안 다른 학생 5백여명은 연세대 민주광장에서 예정에 없던 집회를 갖고 『노정권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야간시위.

학교 병원 관계자들은 『화상환자는 오히려 한강성심병원이 전문인데 세브란스병원으로 와 또 홍역을 치르게 됐다』고 한숨.

○…하오4시께 천군 분신소식을 전해들은 대책회의는 침통한 분위기에서 대책을 숙의한뒤 하오6시 재호소문을 발표,『계속된 희생에 온몸의 힘이 빠지는듯한 충격과 기성세대로서의 자괴감과 아픔을 느낀다』며 학생들의 자제를 당부.

대책회의는 『우리의 요구대로 내무부장관 등 관련자를 구속처벌하고 죄없는 전경 5명은 석방하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학생들에게 『고귀한 생명을 아껴 살아서 투쟁해달라』고 촉구.

○…천군이 분신,투신한 경원대 이공대건물 창조관앞에는 천군의 조깅화와 불을 끄려던 학생들의 그을린 상의 2벌이 흩어져있었고 천군의 회복을 비는 꽃다발이 놓여져 숙연한 분위기.

○분신그림 보여주기도

○…전날밤을 천군과 「□얼」 동아리방에서 함께 지샜다는 고교선배 이재우군(23·무역 2)은 『최근 시국상황을 논하던 세용이가 분신그림 1컷을 그려 보여주었는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줄은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동길교수 비난 벽보

○…세브란스병원 담에는 연세대 김동길교수를 비난하는 대자보 3장이 나붙어 눈길.

대자보는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 폭력경찰의 쇠파이프에 쓰러져간 강경대열사의 죽음에 추모는 못할망정 「하찮은 죽음」 「배후조종탓」으로 매도하고 현사태를 「사회혼란」으로 규정하는 망발을 신성한 대학강단에서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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