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찰 문제 예외없어/「KAL」 유감이나 미래지향을”올레그·소콜로프 주한소련대사는 3일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미소간의 비밀 협상설에 대해 『어떠한 종류의 비밀회담도 없다』고 말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이날 한국 신문편집인협회(회장 안병훈)가 주최한 조찬간담회에 참석,『소련은 한반도에서 핵을 폐기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이 문제를 둘러싼 비밀회담이나 밀실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소콜로프 대사는 한소우호렵력 조약의 성격에 대해 『이 조약은 양국이 이미 제3국과 맺고 있는 정치·안보관계에 해를 끼치는 군사조약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말했디. 다음은 소콜로프 대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요지이다.<편집자주>편집자주>
한소정상이 지난 10개월동안 3차례에 걸쳐 만났다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련측은 6·25남침과 83년 KAL기 격추사건 등 불행한 과거에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을 한적이 없다.
소련측이 과거에 대한 사과의 메시지 한마디 없이 느닷없이 우호조약을 제의해 오는데 대해 한국인들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대사의 생각은.
▲소콜로프=한소 양국간의 역사의 장속에 어둠의 페이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한소양국은 이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고 있는 과정에 있으며 그것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양국간에 남아있는 문제점들을 해소할수 있는 장이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인들은 한소관계 발전이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을 통해 남북통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소련이 북한과의 군사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남북통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것으로 믿어지는데 이를 폐기할 용의는 없는가.
▲소련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는것은 북한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소련은 지난해 말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이 공동서명한 모스크바 선언의 정신에 따라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는 말그대로 선언이며 정치적 문서이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한소관계는 군사적 안보를 위한 조약관계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한 우호협조 관계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 소련이 우선 한국과 우호친선 조약을 체결하자고 제의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6·25와 KAL격추 사건을 암흑시대의 것이라고 도외시한채 미래발전만을 생각하자는 대사의 주장에는 동의할수 없는데.
▲소련은 이 사건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하며 유가족들에게 이미 이같은 사과의 뜻을 전달한바 있다.
또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KAL기 관련기사는 전적으로 소련 언론기관의 보도내용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는 말그대로 하나의 스토리일 뿐이다.
소련 정부는 지난 1월이후 외무부 및 관련기관에 문의한 결과,이 사건과 관련,새로 밝혀진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만일 이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소련 정부는 즉각 한국 정부에 밝힐 것이다.
한국인들은 북방정책을 통해 소련과의 유대를 강화,이를 지렛대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북한측에 개방을 좀더 적극적으로 촉구할 의사는 없는가.
▲소련의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기본 입장은 남북한 양쪽 정부와의 선의의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소련은 지난번 남북총리 회담이 결렬됐을 때 『대화를 재개하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핵확산 방지에 대한 소련의 입장 역시 분명하다.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국제원자력 기구(IAEA)의 핵사찰에 응해야 하며 여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소련의 경제상황은 페레스트로이카타 이후 더욱 악화되고 있는 느낌인데 앞으로의 전망은.
▲소련은 지난 6년간의 개혁과정에서 정치개혁 없이는 경제개혁을 달성할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서로 전설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경제개혁이 한층 박차를 가하게 될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이 소련 경제개방 초기단계에 투자와 교역확대에 나선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한국 정치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은 통찰력을 갖고 소련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소련이 어려운 시점에 처했을때 도움을 준 한국의 노력은 언젠가 그 대가를 받게될 것이다.
소련의 최근 중동에서의 외교적 움직임을 보면 과거 미국에 대한 견제 노력을 포기한채 미국과의 공동 후원자,심지어 보조자로 전락하고 있는 인상을 준다.
소련이 아시아에서 추구하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중동에서 보이고 있는 소련 외교노선과의 연장선상에서 그 역할이 상승된다고 봐도 좋은가.
▲소련은 여전히 크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이제 세계 어느지역에서도 충돌을 통한 국가이익 실현을 노리지 않는다. 무력의 균형보다는 협력을 통한 균형을 추구한다는게 소련의 새로운 노선이다.
이같은 접근방식은 동북아지역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소련은 이 지역이 안보가 유지되고 보다 풍요로워지기를 희망한다.
최근 주한 소련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한국측에 전투기 생산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제공하고 전투기 자체를 판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바 있는데 한국 정부측에 공식제의할 방침인가.
▲소련은 군수산업과 관련된 모든 첨단기술을 한국측에 제공할 용의가 있다.
소련에서는 이미 군수산업 관련기술을 상용기술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며 이를 민간산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전투기 기술제공 관련 발언은 이같은 전체 흐름속에서의 한 방안으로 제시된 것으로 안다.<정리=최성욱기자>정리=최성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