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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단장 「북한인권」 거론으로 “술렁”/평양 IPU총회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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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단장 「북한인권」 거론으로 “술렁”/평양 IPU총회 표정

입력
199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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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금강산관광에 병원차량까지 동원/평양­원산고속도 5∼10분에 차 한대꼴○…국회대표단의 박정수 단장은 3일 하오 고미야마·주시로 일본 대표단장과 만나 남북한 일본 중국 등 4개국이 참가하는 서울­평양간 역전마라톤대회를 개최키로 원칙적인 합의.

이날 박단장을 찾아온 고미야마단장은 『일본 대표단이 2일 김일성주석을 면담한 자리에서 서울­평양간 역전마라톤대회를 제의했다』면서 『김주석은 좋다고 하면서 다만 남측의 협의창구가 하나로 될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설명.

박단장은 이에대해 『우리측은 문제가 없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4개국간의 협의를 통해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

그러나 일본측이 서울­평양간 역전마라톤대회를 제의하고 나온것은 최근 남북한간에 활발해지고 있는 체육교류의 분위기를 일본이 활용하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는 분석이 유력.

○…금강산 관광길에 나선 일부 국회대표단과는 달리 평양에 잔류해있는 박정수 단장과 정재문 도영심의원 박상문 국회사무총장 등 일행은 3일 저녁 인민문화궁전에서 최문선 평양시 인민위원장이 베푼 연회에 참석.

박단장은 연회장에서 만난 여연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전금철 조평통 부위원장에게 『우리 대표단에 남북 국회회담 준비접촉 대표들이 모두 포함돼 있으니 이번에 준비접촉의 재개원칙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촉구.

그러나 전부위원장은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계속되고 있는 남측의 시국불안을 이유로 들어 『분위기를 좀 더 두고보자』고 확답을 회피.

이날 연회는 전자밴드의 연주속에 「통일이 노래」 여성 4중창 「울밑에선 봉선화」 독창 등 간단한 여흥프로가 있은후 한시간만에 종료.

○…이에앞서 박단장은 이날 상오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에서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 고위급회담 재개 등을 역설했으며 북측대표단은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이를 경청.

박단장은 연설서두에 『지금까지 영어로 발언해왔지만 평양에 왔기때문에 모국어인 한국어를 사용하겠다』고 영어로 양해를 구한뒤 『대한민국정부는 통일과정에서 필요한 남북한 경제협력체제와 기금까지 마련해두고 있다』고 적극적 의지를 표명.

이날 각국 대표단장들이 기조연설중 오스트리아 획틀 대표단장이 북한의 인권문제와 비민주성 등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서 회의장이 한동안 술렁.

획틀대표는 등단하자마자 김일성주석의 총회개막연설을 인용한뒤 『나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있으며 주민들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 지를 묻고 싶다』면서 『북한의 12개 정치수용소에 10만명의 수용자가 있다는데 사실인가』라며 북한의 인권상황을 신랄하게 비판.

획틀단장은 『김주석이 개막연설에서 「지배의 시대는 끝장났다」고 했는데 과연 이곳에서도 지배의 시대는 끝났는가』라고 반문한뒤 『IPU 대표들이 이런 문제들을 확인하지않고 돌아갈수 있겠는가』라고 강도높게 지적.

○…북한측은 본회의가 산회될 무렵 발언권을 얻어 박단장의 기조연설과 획틀 오스트리아 대표단장의 북한 인권문제 거론을 장황하게 반박.

박동춘대표는 팀스피리트훈련을 「핵전쟁연습」이라고 비방하면서 『남측이 팀스피리트훈련을 강행함으로써 고위급회담이 연기됐다』고 회담중단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

박대표는 또 인권문제를 거론한 획틀대표의 기조연설을 반박,『북한은 언론·출판·집회·결사·신앙이 자유를 헌법은 물론 실질적으로도 88하고 있다』고 주장.

북한측 대표가 발언을 마치자 각국 대표단의 뒷좌석에 골고루 앉아있던 북한측 인사들이 일제히 박수를 쳐 대표들이 호응이 큰 것처럼 연출.

○…IPU 국회대표단 12명중 채문식·박영숙고문 등 여야의원 9명은 방북 6일째인 2일 하오 북측의 안내로 한반도의 최대 명승지인 금강산 관광길.

북측은 이날 벤츠 5대와 봉고차 그리고 비상시에 대비하여 의사·간호사가 탑승한 병원차량을 제공하는 등 우리대표단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

모터게이드를 이룬 대표단 차량이 인구 40여만의 원산시를 교통안전차량의 선도를 받아 시속 80㎞로 질주할 때는 퇴근길의 원산 시민들이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았고 도로주변의 아파트나 연립주택에서도 상당수 주민들이 창문으로 내다보거나 손을 흔들기도.

○…의원들은 금강산으로 향하는 도중 신평휴게소와 낭림산맥과 마식령산맥을 연결하는 마식령휴게소(강원도와 황해북도 경계선) 그리고 통천 시중호해수욕장 휴게소 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으나 북측요원과 접대요원 외에는 주민 또는 관광객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북측의 4대 고속도로의 하나인 평양­원산 구간에서는 5∼10분 간격으로 간간이 마주오는 차량을 볼수 있을 정도.

○…한편 이 지역 출신인 남북 국회회담 북측대표 이동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금강산 관광길에 동행했는데 금강산려관 도착직후 가진 만찬에서 채문식 박영숙 조세형 김용채의원 등에게 『현대의 정주영씨가 금강산개발 약속을 지키지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명.

이에 옆자리의 김용채의원은 『금강산개발 약속이 조속히 이루어지려면 남북한 신뢰의 터전부터 먼저 마련되어야할 것』이라고 지적.

○…IPU총회 평양사무국이 각국대표 발언내용을 요약한 회의록을 배포하며 북한에 불리한 부분을 삭제하는가하면 한국측 대표가 하지도 않은 발언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왜곡을 하고있어 우리측 대표단이 이에 강력히 항의.

IPU 평양사무국이 발간한 지난달 30일자 요약 회의록은 조순승의원이 북한의 주장인 『한반도와 아시아의 비핵지대화가 이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사실을 왜곡해 소개.<평양=국회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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