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회분위기가 불안과 긴장,혼미와 위기의식으로 충만되어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함께하고 있는것 같다. 그 원인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간에 지금 우리가 서둘러야할 일은 이 숨막히는 분위기로부터의 탈출이라고 믿어진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권에 의한 고도의 정치력발휘가 절실히 요망된다. 비록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해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기사태를 수습하고 극복할수 있는 힘과 방법을 가진곳은 역시 정치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의 추진을 책임져야할 주체가 정치인 이상 정치권은 현안을 정치권으로 수렴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그 속에서 되도록 빠른 시간내에 위기극복방안을 마련해내야 하겠다는 것이다.정치권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할때 사태는 장외에서 해결책을 찾게되고 장외가 시끄러워지면 사회적 불안과 위기감은 그에 정비례해서 고조되게 마련이다. 강경대군의 죽음과 연이은 젊은 학생들의 분신,시위의 과열화와 시위진압의 과격화라는 악순환의 되풀이를 지켜보면서,우리는 정치권의 무력과 방황을 절감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정치권은 여야할것없이 아직도 당리당략에 급급한 수습책밖에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는듯하다.
정부·여당은 야권의 공세나 봉쇄하고 사건을 축소수습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격앙된 감정을 무마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힘에 의한 안정유지가 위기의식의 가중과 직결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문제해결의 정도는 개혁입법 등 지지부진한 민주화 작업의 과감하고 빠른 추진이요 공안정치의 지양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깨달아야 한다. 한 젊은이의 죽음을 몰고온 시대적 아픔의 근원은 정치권으로의 정치수렴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있다.
이렇게 볼때,그에 대한 책임은 마땅히 야권도 함께 져야 할일이다. 경찰중립법안이나 집시법,전경법,나아가서는 안기부법과 기타의 개혁입법마저도 야권이 당리당략을 떠나 최선이 어려우면 차선을 구하는 정치력과 지혜를 구사했더라면 벌써 오래전에 해결되어 있어야할 문제이고 결과적으로 운동권 학생의 시위명분을 그만큼 줄일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신민당은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장외투쟁세력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그들과의 연대를 사안별로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거니와 이같은 어정쩡한 재야눈치보기 자세보다 문제를 정치권으로 흡수·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소신을 확고히 밝히는 것이 오히려 국민이 신민당한테 바라는 바람이라고 보아야 옳을 것같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에 대한 문책의 한계와 수습방안을 하루속히 매듭짓고 모든 현안을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정치권다운 면모를 과시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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