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수선하고 착잡한 시국에서도 민주화 개방화의 물결은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육군의 군부대 개방 방침에 따라 지난 1일 번개부대에서 부평 일신국교 어린이 1천5백여명이 봄소풍을 즐긴일은 이런 느낌을 먼저 갖게 한다.교사 30여명,학부모 1백여명과 함께 이 부대의 소성공원에 찾아간 어린이들은 군악감상 전시장비관람에 이어 1만5천평의 넓은 공원에서 마음껏 뛰어놀았다. 개구쟁이들을 맞은 장병들을 물론 예사롭지 않게 군부대 소풍을 즐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모두 『정말 세상 달라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번개부대의 개방에 이어 전방사단을 제외한 전국 군부대 개방 방침이 알려지자 군관계자들 스스로도 놀라워하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이 빚어졌지만 모두가 군부대의 개방을 환영했다.
군이 더이상 사회와 동떨어진 별개의 존재로 머물수 없다는 인식은 일선부대에서 만나는 지휘관·참모 등 장병들에게서도 뚜렷이 찾아 볼수있다.
『지금 직업군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주택마련 등 처우개선,자녀교육 문제외에 군인에 대한 바깥의 따뜻한 시각』이라는 한 지휘관의 말은 사회변화를 호흡하는 요즘 장병들의 생각을 함축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군부대의 민간 개방추진은 「국민속의 군대」라는 거창한 표현이 아니더라도 군과 민간의 거리를 좁혀나가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지난 10여년간 공원화 계획이 추진돼온 전국 각지의 군부대는 잘 가꾸어지고 정돈된 나무·잔디로 흔하지 않은 녹지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곳에 있는 통제공간이었을 뿐이었다.
군이 이런 녹지공간을 제한된 기간이나마 개방하는 것은 군과 민간사이의 벽을 허물어가는 지렛대 역할을 할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국방부인 펜타곤은 관광객들에게 개방되면서 군에 대한 민간의 신뢰와 이해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별개의 존재로 남지않고 국민의 군대가 되고 싶어하는 군의 개방노력은 앞으로도 중단없이 다양하게 추진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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