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학물질오염 토양 2천톤 적재/환경운동가 추적에 매립지 못찾아오염물질을 적재한 미국의 한 화물열차가 환경보호론자의 감시와 매스컴의 추적속에 3주가 넘게 「방황의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소재한 CSX운송회사 소속인 32칸의 이 화물열차가 적재한 화물은 2천4백톤의 흙. 그런데 이 흙은 보통 흙이 아니라 중화학물질에 노출됐던 「오염된 토양」이다.
이 화물차가 방황하는 사연은 이렇다. 지난 89년 7월 미시간주 미드랜드에서 열차 적복사고가 발생,이 열차에 적재돼 있던 아크릴산이 흘러내려 인근주민 3천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미시간주 당국은 사고가 나자 즉각 오염된 토양을 거두어 앨라배마주 소재 유해물질폐기소에 보내 처리했다. 그러나 보다 광범위한 장소가 오염됐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때 다시 거둬낸 토양이 이 열차에 실린 문제의 화물이다.
그러나 미시간주 자원부는 이를 단순히 「고체쓰레기」로 규정했다. 자원부는 이어 이 흙을 일반 매립지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하지만 주민의 눈을 의식한 미시간주내의 어느 매립장도 이를 받아 주지않았다.
이에따라 오염된 흙을 적재한 열차가 매립장을 찾아 여행에 나선 때는 지난 4일. 열차는 인근 오하이오주 톨리도시를 향해 출발했다.
이 소식은 금세 환경보호론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우리의 자원을 파괴하지 말라』(STOR)는 환경단체 소속 토머스·애덤스라는 이는 기차에 자신의 몸을 묶어 열차의 운행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열차가 톨리도에 서자 애덤스씨는 이번에는 아예 열차 바로밑 레일위에 몸을 묶어 버렸다. 이 사실이 지역신문TV를 통해 전해지자 톨리도매립장은 화물인수를 거부해 버렸다.
당황한 CSX사측은 새로운 매립지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섬터시를 택했다.
그러나 애덤스의 체포가 화근이 됐다. 그의 「외로운 투쟁」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열차는 매스컴의 추적대상이 됐다. 마침내 세계적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나섰다.
지난 22일 6명의 그린피스회원들이 섬터시에 정류중인 이 열차를 급습,열차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며 수갑으로 열차에 몸을 채웠다. 이들 역시 체포됐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시에 소재한 산업물폐기장 본사 역시 인수를 포기했다.
어쨌든 이제 「독극물열차」로 명명된 이 열차는 또다른 매립지를 찾아 남진을 계속하고 있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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