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처음으로 손에 손잡고 힘을 합쳐 세계 탁구의 최정상에 우뚝 올라선 것은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기만 하다. 코리아팀의 제41회 지바(천엽)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제패는 1973년 제32회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서 한국 여자팀이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실로 18년만에 맞은 감격의 승전보다. 남과 북이 갈라진채 따로따로 출전하여 한국만이 우승을 차지한 18년전에는 그 감격이 분단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휴전선 이남에만 머물렀었으나 남과 북이 하나의 단기 아래같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여 밀어주며 당겨주면서 마침내 세계정상에 오른 이번에는 그 화합의 열기과 감격이 삼천리 온 강토를 뒤덮고 7천만 온 겨레를 감싸고 있다.1973년 사라예보의 영광이후 한국이 5차례,북한이 2차례나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 결승에 오르면서도 세계정상의 문턱서 번번히 중국에 밀려나곤 하였으나 드디어 이번에 지바에서 칠전팔기로 세계탁구의 만리장성을 허물어 버리고 말았다. 1963년의 남북체육회담이 처음 시작한 이후 5차례의 결렬을 거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8년만에 구성된 탁구 단일팀은 일본서의 합동전지 훈련기간이 달포밖에 되지 않아 감독·코치 등 지도자들에게는 전력 파악,선수기용,작전구사에 애로가 적지 않았고 선수들에게도 상호간의 호흡일치와 팀웍조정에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하겠으나 남북의 지도자와 선수들이 분단을 극복하고 이산을 해소하겠다는 화합의 뜨거운 의지로 뭉쳐 불리한 여건을 이겨낸것이다.
탁구 단일팀에 이어 6월 포르투갈서 열리는 제6회 세계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에 남북단일팀이 두번째로 참가하게 되며 남북체육 회담이 곧 재개되어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1994년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아경기,1995년 제3회 삼지연 동계아시아경기의 단일팀 구성이 논의될 예정인데 남북이 손을 잡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가능성과 민족의 저력을 입증한 탁구 단일팀의 힘찬 출발을 앞으로 계속될 단일팀 구성에 밝은 청신호가 될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의 남북접촉과 대화에 청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앞으로 단일팀과 남북관계가 반드시 이번 탁구와 같이 가슴벅찬 승전보만 전해온다고 할 수는 없다. 탁구서는 이미 최강의 도전자로 저력을 쌓아온 남북이 손을 잡고 단일팀의 세계 첫 무대에서 정상의 표적을 통쾌하게 명중시켰으나 남북의 기량이 국제수준에 뒤지고 들쭉날쭉한 종목 서는 단일팀 구성 자체가 난관에 부딪치고 단일팀이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과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때에 외형적인 성과에 좌우되지 않고 탁구 단일팀이 지자에서 보여준 화합과 일치의 정신으로 남북 한마당의 장을 넓혀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멀고도 험한 통일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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