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파업·일부공 행사거부/비공식시위 허가여부로 “골치”소련의 노동절은 전통적으로 얼굴에 미소를 띤 노동자들이 공산당의 깃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붉은 광장을 행진하는 공식적인 축제이다. 하지만 경제위기와 각종 파업으로 얼룩진 가운데 맞이하는 올해의 노동절은 미하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는 힘겨운 날이 될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 시내에는 29일부터 노동자 국가의 시민들에게 「시민평화와 국민화합의 이름으로」 단결할것을 촉구하는 공식 플래카드와 적기가 나붙었다.
그러나 모스크바시 위원회는 과거 노동조합이 주체가된 공식행렬의 방식으로 붉은 광장을 가로질러 행진하려는 비공식 시위를 허가해야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볼셰비키혁명이래 처음으로 붉은 광장에서의 반대시위가 허용됐던 지난해에는 수만명의 시위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크렘린앞을 지나가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레닌묘소의 꼭대기에서 내려올때까지 그에게 야유를 퍼부은바 있다.
당시 이들이 들고있었던 플래카드에는 『고르바초프는 소비예트권력을 놓으라』 『피묻은 공산당을 타도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있었으며 시위자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향해 주먹을 휘둘러 보이거나 야유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붉은 광장에서 있었던 볼셰비키 혁명 기념식에서는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다른 지도자들이 레닌묘소위에 서있는 상태에서 한 남자가 2발의 총탄을 발사한 사고가 발어졌었다.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 실린 이번 노동절의 공식구호는 지난해보다 4개 항목이 줄어든 14개 항으로 돼있고 소련의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의 우려를 반영하는 내용이다.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의 날인 5월1일이여 영원하라」는 과거의 구호 대신에 올해의 구호는 「시민평화와 국민화합」 「효율적인 경제의 창조와 법치국가의 건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공식구호는 또 노동자들이 국가를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 「자제」하고 「생산적으로 일하며」 「국가경제 붕괴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 구호는 군인들에 대해서도 「훈련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조국을 수호할 군인의 헌법적 의무를 존엄하게 수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소련 15개 공화국중 4개 공화국이 이미 그들의 독립을 선언해놓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듯 이들 구호는 모든 국민들이 「연방국가의 일체성을 유지하기위한 조치들을 지지할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일부 분리주의 공화국들에서는 이번 노동절 공식행사를 거부하고 있으며 임금인상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전국적 파업도 계속중이어서 이번 노동절은 공산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는 힘겨운 하루가 될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 afp="연합">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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