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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석,박 단장과 잔부딪쳐 건배/평양 IPU총회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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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석,박 단장과 잔부딪쳐 건배/평양 IPU총회 안팎

입력
199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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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왔다”에 반색/통일방식 열띤 토론도/연설 어조차분 남측 비난내용 없어○…IPU(국제의회연맹) 제85차 평양총회에 참석중인 박정수 우리측 단장은 평양방문 3일째인 29일 저녁 금수산의사당 일명(주석궁)에서 김일성주석이 각국대표단을 위해 베푼 만찬에 참석,만찬도중 각국대표단장들과 인사를 나누던 김주석과 상면.

김주석은 이날 만찬이 시작된지 약 1시간이 지나 잔을 들고 대표단장들의 테이블을 돌다가 7번째 테이블에 있던 박단장을 만나자 반갑게 인사.

박단장이 의전관계자의 소개를 받아 『남쪽에서 왔다』고 말하자 김주석은 반색을 하면서 『환영한다』며 잔을 부딪쳐 한차례 건배.

박단장은 이어 선채로 『정상회담을 빨리해서 통일이 빨리 되도록 해달라』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고 김주석은 『감사하다』고 말한뒤 잔을 두번 부딪쳐 건배.

박단장은 당초 김주석이 앉은 헤드테이블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된 단장석에 앉지 않았으나 도영심의원이 같은 테이블에 있던 강석주 북한외교부 부부장에게 이를 지적해 앞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던 것.

김주석은 대표단장석을 한바퀴 돈 뒤 잠시 앉아있다가 곧바로 퇴장했는데 걸음걸이는 느렸으나 겉모습은 건강한 편.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하오 늦게까지 북측이 만찬장소와 초청인사를 알려주지 않자 이를 항의했는데 북축은 우리측 대표단에게 김주석 명의로 된 초대장을 보내 25명 전원을 만찬에 초청.

각 테이블에 분산해 앉은 우리측 대표들은 북측 인사들과 통일방안 등에 대해 가벼운 의견을 교환했으며 박관용의원은 전금철 조평통 부위원장,한시해 외교부 부부장과 나란히 앉아 친교를 도모.

이날 김주석 초청만찬에 참석한 대표단중 박영숙고문,도영심의원 등 여성의원들은 숙소에서 양장을 한복으로 갈아입고 만찬에 참석.

북측은 김주석이 대표단장석을 순회할때 우리측 기자들이 김주석과 1m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김주석을 근접해서 볼수 있도록 배려한 인상.

만찬이 베풀어진 금수산의사당 대연회장은 천장 중앙에 대형 샹들리에 10개가 설치되고 소형 샹들리에가 좌우로 10개씩 배치됐으며 중앙전면 좌우로 고급 향나무로 분재정원을 만들어놓은 최고급 식당.

북측은 이날 환영연회에서 일본 등 외국기자들에게는 사진촬영을 허용했으나 우리대표단 일행에 대해서는 카메라휴대를 금지.

한편 이날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만찬도중 「위대한 김일성주석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만수무강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의했으나 정착 김정일서기는 만찬에 불참.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하오부터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고 있는 총회와 이사회에 참석했는데 북측은 우리대표단석의 명패와 출입증에 「REPUBLIC OF KOREA」라는 영문표기를 사용.

이번 총회에는 재소한인 2세인 김영웅씨가 소련대표로,재브라질교포인 김홍기변호사가 브라질대표단의 자문역으로 각각 참석,우리대표단과 만나 반갑게 인사.

한편 우리대표단은 이날 낮 옥류관과 동평양 단고기 집으로 나뉘어 자유롭게 점심식사.

○…김주석은 이날 상오 총회 개막식에 참석,남북통일문제 등에 원칙론적인 입장만 개진.

이날 상오9시50분 군악대의 연주속에 바우다·소우 IPU이사회 의장,피에르·코르니몽 사무총장,양형섭 북한최고인민회의 의장,여연구 부의장 등과 함께 연단에 등장한 김주석은 박수를 치면서 약 4m 가량 걸어가 단상중앙의 주석자리에 좌정.

김주석은 양의장의 대표단 환영연설이 끝난 뒤 등단,약 10분동안 준비된 원고를 읽었으나 내용이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편.

김주석이 연설하는 동안 『조선반도를 비핵지대,평화지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목 등에서 모두 열차례의 중간박수가 나왔는데 좌석 뒤편에 앉아있는 북측인사들은 열렬히 박수를 친 반면 앞좌석의 외국대표들은 연설을 조용히 경청하는 모습.

김주석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준비된 원고를 고저장단없어 읽어 과거의 연설모습과는 달라보였으며 입장할때 걸음걸이가 무거운 인상.

우리측 대표단은 개막식장 중앙에 자리를 잡고 김주석의 연설을 들었는데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고려연방제 수정안이 제시되지 않고 남측을 비난하는 내용도 없어 별로 긴장하지 않는 모습.

박정수 단장은 『자극적인 내용은 피한 것 같다』면서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내용만 밝히고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평가.

한편 이날 개막식장은 김주석이 입장하기 전후에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경호경비는 그렇게 삼엄하지 않은 편.

○…지난 28일 저녁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남북 IPU대표단간의 첫 대면은 당초 윤기복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의 만찬 초대형식으로 이루어졌으나 북측이 만찬에 앞서 돌연 팀스피리트훈련 중지,통일방안,불가침선언문제 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서 무려 1시간 반이상 열띤 공방전이 전개.

북측의 윤위원장과 박단장은 『우리는 침략의도가 없다. 믿어달라』고 강조하면서 상대측의 호전성을 지적했는데 때로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전개돼 남북간 불신의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엿볼수 있게 하기도.

윤위원장은 미리 발언내용을 준비한듯 북측 입장을 먼저 정리해 밝히면서 『남침위협이라는 있지도 않은 유령을 만들어 사람을 놀라게 하지말라. 우리는 남침의사와 능력이 없다. 남에서도 북측침략을 생각말라. 어림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남조선 군부책임자가 기습공격을 하겠다는 호전성 발언을 해 경악을 금할수 없다』며 이종구 국방장관의 북한핵시설 응징관련 발언을 거론.

○…북측의 이같은 입장표명이 끝나자 우리측의 박정수단장은 『우리도 불가침 선언,군축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할 의사가 없다』고 전제,팀스피리트훈련이 방어용임을 역설하면서 『중단된 남북 고위급회담,국회회담,적십자회담 등을 빨리 재개하자』고 촉구.<평양=국회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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