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중심 「책임정치」 가능… 「부국」의 계기도/“추진 떳떳이… 정권연장의도 안돼”『순수하게 학문적 관점에서 본다면 국회가 정치의 핵을 이루는 내각책임제야말로 책임정치구현이 가능하고,정당간에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대결을 피할수 있는 등 가장 바람직한 제도이지요』
5.16 직후부터 줄기차게 내각책임제 소신을 펴온 헌법학자 김철수교수.
특히 유신체제 붕괴후 개헌작업이 한창이던 80년 「서울의 봄」 당시 대다수 국민들이 대통령 중심제를 원하는데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지론을 굽히지 않았고,그 바람에 엉뚱한 「오해」도 많이 받았던 터여서 요즈음 심심찮게 거론되는 내각제 개헌문제를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5.16 주도세력이 자신들의 거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2공의 내각책임제를 터무니없이 매도했습니다』
그때문에 아직도 내각책임제라면 「사시」로 바라보는 국민이 상당수 있다고 진단한 김교수의 「내각책임제 예찬론」은 계속된다.
『일본·독일 등 전후패전국이 기적적 부흥에 성공한 원인중의 하나가 내각책임제 때문입니다. 반면 대통령 중심제를 택한 나라는 대부분 후진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중심제는 자칫하면 대통령 무책임제로 전락하기 십상이지요』
서울의 봄 당시 3김씨가 대통령 중심제에의 미련을 버렸더라면 우리의 역사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가정」도 덧붙인다.
얘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김교수는 갑자기 자신의 내각책임제 예찬론은 어디까지나 「학자적 양심」에 따른 소신이라며 동기의 순수성을 유난히 강조한다.
실제로 김교수는 「헌법학개론」을 저술하면서 유신체제를 「현대판 왕정」 「군주제에로의 복귀」라고 비판했다가 원고를 두차례 압수당하고 수사기관에 끌려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를 추진하려면 떳떳하게 내부부터 설득해야지 밀실에서 무슨 음모라도 꾸미듯해서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김교수는 『더욱이 특정세력의 정권연장기도에서 출발한다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태생에 경북고 출신인 정통 TK이면서도 권력과는 의도적으로 멀리해온 경력탓인지 김교수의 지적에 역설적일만큼 무게가 실린듯하다.
현정국에 대한 견해를 묻자 『아는게 전혀 없다』며 자리를 일어서는 김교수의 「이상」이 「현실정치」에 어떻게 투여되고 있는지 궁금하다.<김종래기자>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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