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왕래하며 같이 기도할날 언제쯤”/외부차단 조치로 외국대표 접촉못해/“산천 너무변해” 착잡감○의원들 큰 충격받아
○…평양에서 첫날밤을 보낸 여야 의원들은 정작 눈으로 확인한 북한의 산하와 현실에 대해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
평양출신인 신민당의 박영숙의원은 개성으로부터 평양에 이르기까지 열차 차창으로 내다본 산야들이 대부분 「다락밭」으로 개간돼 예전의 울창했던 산림대신 「황토」로 변한 사실이 못내 가슴이 아픈듯 『북녘 산천이 이렇게 변할수야…』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박정수 박관용(이상 민자),조세형 김원기(이상 신민),김광일(민주)의원 등은 한결같이 『백문이 불여일견』,『남북교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을 알아야겠다』고 한마디씩.
북측은 『시내상점을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는 의원과 기자들의 요청에 『나중에 보자』며 이를 받아들이지않아 평양체류중 한정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평양의 일반시민들과의 접촉이 어려울듯.
대표단은 특히 방북 이틀째인 28일까지 외부와 차단된 주암산 초대소에만 머무르면서 북측이 안내하는 평양 교예극장,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만을 방문했는데 일반호텔에 묵고있는 외국대표단과의 전화접촉이 이뤄지지않아 매우 불편.
○“김추기경 뵙고싶다”
○…주암산 초대소에서 평양도착 첫날밤을 보낸 한국대표단 가운데 민자의원들은 일요일인 28일 상오 평야선교구역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성당과 만경대 구역에 자리잡은 봉수교회를 찾아 미사와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방북 이틀째 활동을 시작.
김현욱·박관용의원 등 한국의 신자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장충성당의 남북한 신자합동미사는 북측 여신도들의 흐느낌이 간간이 들리는 감동적인 분위기. 박정수단장을 비롯,김원기·조세형·김광일의원은 봉수교회의 일요예배에 참석.
이자리에 참석한 장재철 최고 인민회의 대의원겸 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남측을 비판하지는 않았으나 임수경양과 문규현신부의 석방문제 등을 거론하는 등 정치적 시각의 발언.
김현욱의원은 미사가 끝날무렵 『한국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계시며 최근 만나뵈었더니 북한동포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음을 북쪽 신자들에게 전해달라고 하더라』며 김추기경의 메시지를 전달. 김의원은 또 『어디에 있든간에 우리 서로 형제애를 나누고 북녘땅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기원. 김의원은 이어 삼익악기사에서 보낸 피아노 1대의 기증서를 차 장충성당 부회장에게 전달.
김현욱·박관용의원은 미사를 끝내고 북측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는데 평양 대성동에 산다는 중년의 이레나(세례명)씨는 『김수환 추기경을 꼭한번 뵙고 싶다』며 눈물바람. 또 원루시아부인은 『언제부터 미사를 드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아영세를 받았으며 성당이 생긴 88년부터 미사를 볼수있었고 그전에는 마음속으로만 믿고있었다』고 대답. 원씨는 이어 『남조선 신자들과 미사를 함께 드리니 정말 기뻐 눈물이 절로 난다』면서 『남북이 자유롭게 함께 미사드릴날이 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통일을 기원.
○북측선 정치적 발언도
○…한편,박단장 등이 봉수교회에 도착하자 강용석 조선기독교연맹중앙위 위원장과 고기준서기장,이성동 담임목사가 한국대표단 일행을 맞이했으며 한국대표단 일행은 교회안 왼쪽 맨앞에 앉아 1시간20분동안 계속된 예배에 참가. 이성동목사는 설교에서 문익환목사,문규현신부,유원호씨 등 방북인사들의 최근 근황을 소개하면서 「방북인사 석방,한반도의 비핵지대화,콘크리트장벽 철거」 등 정치적인 연설로 일관. 박단장은 예배후 봉수교회에 피아노 한대를 기증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이목사는 『추후 얘기하자』고 즉답을 회피.<평양=국회공동취재단>평양=국회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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