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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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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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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어느 사회학자는 서구형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 목표를 다음 세가지로 꼽았다. 물질적으로 안락한 생활,비교적 평등한 부의 분배,안정된 민주주의와 평화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목표에 접근해 가면 정신적으로 오히려 균형을 잃는 징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자살과 마약복용 같은 퇴영적 병폐가 자꾸 늘어남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리 사회는 세가지 목표중 하나도 성취못한 현실에서 병적유형을 닮아가는게 아닌가 안타깝다.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위협이 가해오며 사회 기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부의 풍족과 정당한 배분의 이상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퇴폐와 환락이 기승을 떤다. 서비스 업체가 호황이고 불륜의 수치감이 박약해 간다. ◆부모와 자식,스승과 제자가 마주앉아 노름판을 벌였다면 누구나 까무라칠 것이다. 그런 일은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그러나 비슷한 일이 생겼다. 유치장에 수감된 피의자들을 경찰관이 대기실로 불러내 도박을 했다고 한다. 고스톱 내기장기 돈내기 팔씨름까지 벌였다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어디 그뿐인가. 밤길의 여인을 의경이 성폭행을 했다. 범인으로 붙잡힌 의경은 강압수사로 허위자백을 하고 진범이 자수하여 진상을 밝혀졌다니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 없다. ◆이쯤되면 관기가 어떻다는 것을 알고도 남음이 있겠다. 유치장도박 성폭행 강압수사,어느것 하나 정상인게 없다. 저마다 궤도를 이탈하여 제 멋대로의 길을 가고있다. 민주화의 과도기 현상이다 불가피한 진통이다하는 강변은 코웃음 밖에 안나온다. 관기가 흐트러진 마당에 사회안정은 무엇으로 기대할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오늘의 성장이 대견하면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정신적 불균형이 불안하기 이를데 없다. 관기확립과 공직의 사기 진작은 역관계가 아니다. 기강의 엄정이 선행해야 사기가 뒤따르는 것이다.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어 결국 두가지가 함께 흔들릴 뿐이다. 가라앉을만 하면 또 뒤숭숭해지는 사회풍토에 걱정이 태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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