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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에 한줄기 “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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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에 한줄기 “서광”

입력
199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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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순방외교로 이스라엘등 양보유도 성공/소도 지지급선회… 시리아가 마지막 걸림돌걸프전이후 중동 평화에 가는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3차 중동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한 제임스·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중동평화회의 개최를 위한 외교노력에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으며 조지·부시 미 대통령도 낙관적 견해를 표명했다.

이와함께 이스라엘 관리들은 베이커장관과 다비드·레비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중동지역 평화회의 개최와 관련한 5개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5개 합의사항은 ▲소련의 지역평화회의 후원 ▲이 회담에서 유럽역할 인정 ▲합의사항의 강제성 불인정 ▲이스라엘 등 회담 당사국에 회담재개 거부권부여 ▲이 회담이 군축·경제개발·수자원 등을 논의할 직접협상이 되어야 한다는 이스라엘 주장 인정 등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합의사실을 시인도 부인도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새로운 양보를 기다리고 있다는 반응만을 보였다.

이러한 양국 반응을 살펴볼때 베이커장관은 이번 순방을 통해 이스라엘이나 아랍국가들로부터 어느정도의 양보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지만 그것은 미국의 기대치에는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3차 순방의 가장 중대한 성과는 중동지역 평화회의 개최에 관한 소련측의 지지를 얻어낸 것이다. 지난 25일 베이커장관과 회담한 베스메르트니흐 소련외무장관은 미국과 기꺼이 중동평화회담을 후원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이스라엘과 공식외교관계를 수립할 의사도 밝혔다.

소련의 이같은 적극적 태도는 중동지역 평화회의 구상에 미온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아랍국가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관측된다.

또 베이커장관은 5개 합의사항에서 보듯이 중동지역 평화회의에 유럽의 참가를 허용하는 새로운 양보를 이스라엘로부터 받아냈다. 이스라엘은 베이커 2차 순방때 중동지역 평화회의에 합의하면서 유럽의 역할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걸프전 종전과 함께 시작된 베이커장관의 3차례 중동순방은 성공적이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그 이유는 우선 베이커장관이 시리아로부터 이 회담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는데 실패했고 팔레스타인 대표 참가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평화회담의 성패는 전적으로 시리아의 참가여부에 달려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리아는 전통적으로 아랍권내에서 반이스라엘 기수로 자처해 왔고 걸프전이후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할수 있는 유일한 군사강국이다. 따라서 시리아가 미국이 간절히 원하는대로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나설 경우 이집트·사우디같은 다른 친미 아랍국들은 자동적으로 시리아의 뒤를 따를게 분명하다.

이 때문에 베이커장관은 중동지역 평화회담에 대한 시리아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시리아는 베이커장관의 3차 방문이 끝난 뒤에도 ▲이 회담이 유엔이 주도하는 국제평화회담이 되어야 하며 ▲회담에 앞서 이스라엘이 아랍점령지 반환을 규정한 유엔결의안 242,338호를 준수할 것을 선언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했다.

시리아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면 「유엔주도」를 「유엔의 주요역할」 정도로 다소 양보한 것이 고작이다.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나 요르단이 미국구상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공개적 태도를 유보한 것도 시리아의 눈치를 본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대표권 문제도 미국은 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서안,가자지구,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대표참가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미 자신들의 영토로 합병한 동예루살렘지역 대표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당초 미국과의 합의와는 달리 베이커장관의 방문중 새로운 유태계 정착민을 아랍영토에 이주시켜 협상 분위기를 냉각시켰다.

이처럼 중동평화를 위한 외교노력은 그 첫걸음부터 뒤뚱거리고 있다.

『중동평화를 위해서는 아직 멀고 먼 길을 가야한다』고 한 베이커장관의 말처럼 중동평화를 위한 외교전은 아직 탐색전에서 머물고 있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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