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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레이온」 3자인수·이전 방침/정부 「새주인」 선정작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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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레이온」 3자인수·이전 방침/정부 「새주인」 선정작업 착수

입력
199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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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산은등 관련기관 구체방법엔 입장차/15만평 공장부지 처리따른 특혜시비 우려/「건설」 제외 섬유업체 넘길듯최근 이황화탄소 집단중독으로 물의를 빚고있는 대표적인 공해업체인 원진레이온이 조만간 새주인을 맞아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게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81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원진레이온을 조속한 시일내에 제3자에게 인수시켜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수자선정 등 구체적인 인수방안 마련작업에 들어갔다.

정부가 원진레이온을 제3자에게 인수시키기로 한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낡은 설비로는 도저히 생산성을 향상시킬수 없으며 최근 물의를 빚듯이 공해피해가 엄청나므로 새주인이 나서서 기존공장을 팔고 수도외곽에 새로 부지를 마련, 초현대식 시설로 무공해 레이온공장을 짓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원진레이온은 지난 59년 화신그룹의 박흥식회장이 설립,하루 32톤의 비스코스 인견사를 생산하고 있으나 그동안 경영부실 등으로 주인이 몇차례 바뀐 끝에 81년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왔다.

특히 원진레이온이 보유하고 있는 인견사 생산시설은 제조된지 30년도 넘은 고물기계인데다 법정관리 상태로 주인없는 상태가 계속되다보니 시설은 더욱 노후화되고 생산성은 떨어지고 공해도 심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왔다.

사실 비스코스 인견사공장이라고 해서 모두 공해업체는 아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최신설비와 신공법에 의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성도 높고 공해도 별로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원진레이온의 민영화를 본격추진키로 한것도 바로 공해피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본방향에 대해서 상공부 재무부 산은 등 관련 기관에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지만 구체적인 인수방법에 대해서는 각기 입장에 따라 조금씩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먼저 상공부는 원진레이온이 국내 비스코스 인견사 수요의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는 국내유일의 업체라는 점에서 국내섬유업체들이 공동으로 이를 인수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상공부는 특히 원진레이온을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할 경우,자칫하면 건설업체에 넘어가 공장부지는 아파트단지로 바뀌고 인견사공장은 영영 사라져 버릴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진레이온의 자본금 50억원의 주식전액을 소유하고 있으며 1천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갖고있는 산업은행은 특정업체나 단체와의 수의계약이나 제한입찰을 통해 매각할 경우 자칫하면 특혜시비 등 말썽이 날 소지가 있다면 공개경쟁입찰이 좋겠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매각방식에 대해 이같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원진레이온이 이전할 경우 15만평의 공장부지가 주택용지로 바뀌게되면 땅값이 엄청나게 오를것은 틀림없어 평당 1백만원씩만 쳐도 땅값만 1천5백억원이 되어 자칫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도 미금시 도농동에 위치한 원진레이온 공장부지는 주택용지가 될 경우 수도권지역의 마지막 남은 대단위아파트단지가 될것이 틀림없어 벌써부터 건설업체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원진레이온은 생산설시수준이나 경영실적 등을 감안한다면 인수할 업체가 별로 없겠지만 바로 공장부지의 향후가치에 대한 매력때문에 인수방침이 구체화된 측면도 없지않다. 즉 인수업체에 땅값차익을 어느정도 인정해주면서 이를 전액 시설현대화에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원진레이온의 경영실적은 지난해의 경우 4백10억원 매출에 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부진상태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상태를 호전시키려면 노후한 설비를 최신시설로 교체하는 등 2천억원 이상이 소요되어야하는데 설비투자에 비해 매출액이 별로 많지않아 그동안 여러차례 매각계획이 검토되었으나 선뜻 인수희망업체가 나서지 않았었다.

그러나 원진레이온은 국내유일의 비스코스 인견사 생산업체로 지난해의 경우 1만2천톤을 생산,이 가운데 2천톤을 수출하고 1만톤을 국내에 공급하는 등 국내 수요의 절반이상을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원진레이온이 혹시 섬유업과 무관한 업체로 인수되어 공장자체가 아예 없어질 경우 양복안감 등의 원료로 쓰이는 비스코스 인견사의 공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게되어 수급 및 가격이 불안하게 될 우려가 높다.

이에따라 정부는 원진레이온의 민영화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주택업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을 막기위해 입찰참가자격을 공장을 가동할 기술 및 경영능력을 갖춘 섬유업체들로 제한하는 한편 1천6백여명의 종업원도 모두 승계한다는 조건을 명시할 것을 검토중이다.<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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