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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기민당 「통일 프리미엄」 끝났다/라인란트·팔츠주 선거참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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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기민당 「통일 프리미엄」 끝났다/라인란트·팔츠주 선거참패 분석

입력
199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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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흥분 탈피 다시 「좌선회」/보수우익 장기집권 염증도 한몫한듯지난 21일 실시된 독일 라인란트 팔츠주 의회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이 참패,콜 독일총리와 기민당이 지난해 12월 연방총선 승리에서 누렸던 「통일효과」가 끝났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는 표면적으로는 통일에 따른 부담증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가장 크게 작용한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통일효과」에 의해 일시 가려졌던 유권자들의 보수 우익정권에 대한 염증과 이에따른 기민당 퇴조추세가 다시 부활됐다는데 한층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민당은 이번 주의회선거에서 38.7% (40석) 지지를 얻은데 그쳐 연정파트너 자민당의 6.9% (7석)를 합쳐도 과반수에 미달,44.8%(47석) 지지를 받은 제1야당 사민당에 연정구성권을 넘겨주게 됐다.

이같은 패배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콜총리와 기민당에게는 여러 측면에서 콜총리가 시인한대로 「통렬한 패배」이다.

전통적 농업지역인 라인란트 팔츠주는 전후 첫선거이래 44년간 줄곧 기민당이 정권을 장악해온 「보수아성」이었다. 특히 콜총리의 출신주이자 그가 7년간 주총리는 지내며 연방정계 입신의 발판으로 삼았던 곳이어서 「콜의 제국」으로 불렀었다. 이에따라 이번 선거에서 전례없이 14차례나 자원유세를 벌였던 콜총리의 개인적 패배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기민당에게 이번 패배는 지난 2월 헤센주의회선거 패배에 이엉 6번째 연속된 주정권 상실이다. 이에 따라 기민당은 연방 16개주중 6개주,특히 서독지역에서는 바덴 뷔르템베르크주에서만 집권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리고 이는 주정부대표로 구성되는 연방상원 분데스라트에서의 야당 사민당 우세로 이어져 기민당 정부는 각종 정책입법에 적지않은 장애를 겪게됐다.

언론들이 기민당의 「참사」 「와해」 등으로 지칭하고 있는 이같은 패배의 직접적 계기는 세금인상 등 통일에 따른 유권자들의 부담증가에 대한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야당 사민당은 선거전에서 콜총리가 「세금불인상」 공약을 어긴것을 「세금기만」 이라고 규정하며,최대이슈로 삼았었다.

그러나 독일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통일이전부터 두드러졌던 유권자들의 기민당 정권에 대한 염증과 「좌선회」 경향이 다시 뚜렷이 부각된 사실에 한층 주목하고 있다.

지난 82년에 집권한 콜정권은 87년 총선 승리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심이반」에 고민해왔었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분배·복지·환경문제 등에 관한 국민들의 요구가 확대되면서 진보적인 사민당과 좌파적 녹색당에 대한 지지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냉전종식상황에서 보수우익 기민당의 입자는 한층 위협받고 있다.

이같은 서독 유권자들의 「좌선회」 추세에도 불구하고 기민당이 지난해 12월 통일후 첫 연방총선에서 승리한것은 「통일열기」 때문이었다. 당시 분석으로는 독일 국민들은 콜총리와 연정파트너 자민당의 겐셔외무장관의 「통일공적」을 무엇보다 높이 평가했다. 또 기민당과 자민당의 우파연립정권이 가장 당면한 과제인 경제적 통일작업에는 좌파적 사민당보다는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같은 통일열기에 따른 기민당 선호가 갑자기 퇴색하는 듯한 근본 요인으로 독일 언론은 「보수아성」 라인란트 팔츠주에서도 「좌선회」 추세가 지속해온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연방의회에서 밀려났던 녹색당이 이번 주선거에서 5석을 확보,재생한 사실도 좌선회 추세를 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민당 패배에는 보수정당 특유의 「정당정치」에 대한 염증과 반감이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된다. 라인란트팔츠주 기민당은 88년 11월 당시 12년간 주총리로 있으면서 주민들의 신망을 받고있던 베른하트·포겔을 당의장직에서 축출,주총리직을 자동상실하게 했었다.

이 「반란」은 기민당내의 권력게임의 소산이었고 이 과정에서 콜총리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었다.

독일 유권자들은 주민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정당내 정치게임에 의해 주총리를 바꾸는 보수기민당의 생리에 대한 반발을 이번 선거에서 「표에의한 반란」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쨋든 콜총리는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통일작업과 관련되 기존 정책을 고수할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기민당의 퇴조속에서도 통일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96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해 아데나워 초대총리의 장기집권 기록을 깨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의회선거는 독일 통일이 장기적으로 독일 국내정치의 「좌선회」를 촉진할 것이라던 전망을 입증시켰다. 따라서 앞으로 독일사회의 변화와,콜의 행로는 「독일통일연구」에 극히 의미깊은 관찰 대상이 아닐 수 없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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