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쌀 수입 개방 안된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쌀 수입 개방 안된다(사설)

입력
1991.04.25 00:00
0 0

우리나라 농업의 대본인 쌀에 대해서도 수입개방 문제가 드디어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기이하게도 미국의 압력에 의해서 쟁점화가 된것이 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한국측 대표인 박수길대사가 개방불가피론을 「공개」함으로써 표면화됐다. 박대사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우선 일본이 압력에 못이겨 쌀시장을 개방할 것이다. 우리도 도저히 버틸수 없는 상황이다.… 최소 시장접근 방식으로 3∼5%를 연차적으로 개방할수 밖에 없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미국이 쌀에 대해서도 쌍무적으로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쇠고기,담배 등과 같이 301건를 발동해가면서 강력히 압력을 가한 일이 없다. 그들도 쌀에 관한한 한국의 주곡,주식일뿐 아니라 농가소득의 주소득원이므로 쌀의 개방요구에는 저항이 격렬할 것을 예상,전략상 일본을 선제공격 목표로 설정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보다 쌀의 비중도가 낮고 또한 미질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일본은 제한된 범위에서의 수입개방을 수용하는 쪽으로 여론이 돌고 있다. 뿐만아니라 가이후(해부) 총리는 지난 4월초 백악관 미일 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쌀 수입개방 촉구를 받고 이를 수용했다.

일본이라는 저항선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제 한국으로 압력이 몰려오리라는 것은 에상할 수 있는 일이다.

박대사의 개방수용 필연론은 이러한 국제적 추세로 보아 정부측으로서는 쌀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함에 따라 미리 국민의 충격과 저항을 완화해보려는 예고적인 관측 기구로 풀이되고 있기도하다. 박대사 발언의 참뜻이 어디에 있든간에 그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은 「과천부터 기는것」과 같다.

지난해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회담때만해도 한국은 무모할 정도의 도전을 했다. 미국측이 이에대해 강력한 불쾌감과 응징의 자세를 보이자 대미 통상정책은 「미국과의 충돌을 극력 피한다」는 자세로 전환,이번에는 지나치게 연골이 됐다. 주권국가인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의 이익에 절대불가결하게 중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개방을 거부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에게는 쌀이 지금 한미 통상의 앞길을 좌우할 만큼 긴요한 품목은 아니다. 한국으로서의 현 단계에서는 쌀 만큼은 개방할 상황에 있지 않다. 재고가 연간 약 4백80만섬씩 누증되고 있고 여기에 소비는 식생활 관습의 변화로 점차로 감소하고 있다. 과잉생산이 만성화되고 있다. 연간 보관비만도 약 4천억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농수산부는 양보다는 미질을 중시,통일벼의 생산을 줄이는가하면 휴경보상제 및 농지관리의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농수산부는 쌀의 공급과잉,농가이익 보호를 위해 『수입을 절대로 허용치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농수산부의 입장이 타당하다. 농수산부는 NTC(불개방 품목),가트 11조2항C (개도국의 국내 생산 품목에 대한 수입거부 허용) 등으로 국내시장을 지켜보려는 계획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든 쌍무협상이든 쌀에 관한한 마지 노선을 쳐야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