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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입법·공안정국등 광범논의/청와대 회동 대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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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입법·공안정국등 광범논의/청와대 회동 대화내용

입력
199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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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구속 여론·법 따른것/노 대통령/여 일방통과로 인한 불행 없어야/정치자금법 고쳐 야당몫 늘리길/김 신민총재노태우대통령은 23일 낮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신민당총재 및 3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고 제주도 한소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노대통령은 1시간30분간 진행된 오찬회동을 끝내고 김신민총재와 본관 집무실에서 30분간 별도의 회동을 통해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국내 정치현안을 논의했다.

▷오찬회동◁

오찬회동은 주로 노대통령과 김신민총재간에 제주도 회담결과 한소관계 남북관계 등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고 갔다』고 밝혔다.

▲노대통령=(김신민총재에게) 신민당 창당을 축하합니다. 창당을 계기로 국민속에 뿌리박고 신뢰를 받는 정당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기회에 잘못 전달된 것 두가지를 밝혀두겠습니다. 우선 소련이 20억달러를 추가요청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다음으로 한소 선린협력조약에 관한 것인데,소련은 사회주의국가임에도 독·불·이탈리아·스페인 등 서방국과 조약을 체결해 적대관계를 불식시키고 협력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전통 우방과의 관계나 군사동맹 등으로 오해해 걱정을 하고있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김신민총재=고르바초프대통령은 소련 국내정세 불안에 대해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노대통령=고르바초프대통령의 훌륭한 점은 바로 그것입니다. 소련 국내정세에 대해 조금도 숨김없이 솔직히 털어놓았고 자신의 고민도 얘기했습니다.

▲김신민총재=고르바초프대통령의 현재 정치적 위상은 어떻습니까.

▲노대통령=외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겠습니다. 소련의 현재실정은 하느님이 소련 지도자가 된다해도 그의 대안이 될수없다는 것입니다. 소련이 개혁정책에 실패한다면 세계의 불행을 초래합니다. 세계가 그의 개혁정책을 지원해야 합니다.

▲김신민총재=고르바초프는 역시 20세기의 영웅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나보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더 친한것 같습니다.

▲노대통령=그 말씀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합시다.

▲김신민총재=일본 방문과 비교해서 고르바초프의 도착일정이나 잦은 일정변경 등으로 예의에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노대통령=일본은 국빈방문이고 한국은 실무방문입니다.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제주도를 방문지로 결정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김신민총재=모처럼 대통령을 만난김에 개혁입법에 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여당이 일방통과 시킨다는 얘기가 있는데,내치가 잘돼야 외치로 연결되는것 아닙니까. 여야가 협조해서 불행이 없어야 합니다. 여야 타협이 원만히 이뤄지도록 대통령이 힘써야 할것입니다.

▲노대통령=개혁입법만은 원만히 타결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형법·노동당 강령 등에는 우리와 접촉하면 중벌을 받도록 했는데 우리만 무장해제할 수 없는것 아닙니까. 이런 상황을 종합판단해서 이번 회기에 입법이 되도록 해야합니다.

▲김신민총재=나도 연형묵 정무원총리가 왔을때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노대통령=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법적규제를 철폐할수 없다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체제전복을 위한 폭력·파괴행위를 방치할 경우 그 불행은 더욱 커질것입니다.

▲김민자총재=국회법은 회기내 국회처리가 어렵겠지만 정치풍토 쇄신법은 이번 회기내에 처리해 국민신뢰를 높이고 정치인의 결의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돼야겠습니다.

▲노대통령=내치와 외치에 있어 여야가 힘을 합쳐 나라가 잘되도록 다같이 노력합시다.

▷단독요담◁

▲노대통령과 김신민총재는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별도의 여야 영수회동을 가졌다. 손주환 정무수석은 이자리에서 나눈 대화의 요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김신민총재=공안정국을 해소해야 합니다.

▲노대통령=공안이라는 것은 공공질서를 지키자는 것인데 왜 나쁜것입니까. 의원외유 사건으로 의원들이 구속된 것도 여론이 악화돼 법에 따라 구속된걸로 이해하는데 그것이 무슨 공안정국입니까.

▲김신민총재=이번 임시국회에서 개혁입법이 통과되도록 여당이 양보해야 합니다.

▲노대통령=이번 회기내 처리되도록 공동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경찰법과 관련,야당이 주장하는 경찰위원회의 정당추천이란 외국 어느나라에도 없습니다.

경찰조직이 정치로부터 독립되기 위해서는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김신민총재=정치자금법과 관련,정치자금법을 고쳐서 야당에도 현행보다 정치자금이 더 많이 배정되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노대통령=여야 협상을 통해 이번 회기내 처리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신민총재=정국운영에 관한 대통령의 구상은 무엇입니까.

▲노대통령=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나는 6·29 선언에서 밝힌대로 내각제를 지지했으나 국민이 원하지 않기때문에 대통령 직선제를 선언했습니다.

지금 3김씨들이 물러나라고 하는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듣고있으나 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이들에게 역할을 맡겼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따라 이들이 역할을 할수 있도록 하는것이 내가 할 일입니다.

손정무수석은 『김총재가 노대통령이 당적에서 떠나라고 건의한데 대해 노대통령은 「그것은 유토피아다,정치란 현실과 조화가 돼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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