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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 재유출의 충격(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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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 재유출의 충격(사설)

입력
1991.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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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놀유출로 낙동강수계로부터 식수공급을 받는 영남지역 1천만 주민을 식수공황에 빠뜨리고 전국민을 분노의 소용돌이로 몰아 넣었던 두산전자가 조업재개 10일만에 똑같은 공장,똑같은 시설에서 똑같은 사고를 저질렀다. 불과 한달여전 두산전자가 페놀 1차 유출사고를 저질렀을때 두산전자를 계열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는 두산그룹은 불측의 사고에 대해 온 국민에게 사죄하며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일뿐 아니라 사죄의 표시로 식수개선 사업에 사재를 기울여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단속과 지도에 소홀했음을 인정한 정부 당국도 이 기회에 환경보전 행정을 재정비 강화하여 2급수 이하로 떨어진 전국의 상수원을 1급수로 환원토록 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환경보전 장기대책을 요란하게 발표하였었다.그러나 두산전자가 조업재개 10일만에 또다시 똑같은 사고를 저지르고 보니 정부 당국의 요란스러운 공약이나 해당 재벌그룹의 저자세 다짐이 끓어 오르는 여론의 비판을 얼버무리려는 한낱 제스처에 지나지 않았다고 볼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번 사고는 1차 페놀유출사고를 일으킨 페놀저장 탱크의 지하송출 파이프를 지상파이프로 이설하면서 생긴 연결부분의 파열로 빚어졌다고 하며 연결부분의 부품이 중고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두산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부품이 중고품이냐,신품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자 부분을 개수하고 충분한 실험 가동으로 완벽하게 하자 보수를 하지않고 적당히 눈가림으로 외형만 갖춰놓고 안전을 점검하지 않은 채 가동을 서둘러 사고를 빚은 원인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두산전자가 1차 페놀유출로 조업정지를 받은 직후부터 전자생산 업체는 두산전자가 거의 독점공급하던 부품의 공급중단으로 컬러텔레비전 등 전자제품의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는다고하여 소동을 벌였다.

업계의 비명을 듣다 못했음인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두산전자 조업정지의 조기해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고 그 얼마후 두산전자의 조업정지가 피해 당사자인 대구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당겨 해제되었다.

그러나 페놀 2차 유출사고를 당한 이시점에서 돌아보면 국민보건은 아랑곳 없이 수출신장만 내세워 부총리가 월권적으로 두산전자 처벌해체를 촉구하는 등 정부 당국의 분별없는 서두름이 2차 페놀사고를 빚은 원인이 된셈이 되었다.

말로만 국민에게 사죄했을뿐 결과적으로 시설보수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두산전자의 행위는 무엇보다도 가증스럽다. 그러나 두산을 그토록 행동하도록 조장한것은 두산전자의 로비를 편 부총리의 월권적인 처신이었고 환경보전의 책임자로서 상급자인 부총리의 월권을 대항하지 못한 환경처장관의 나약하고 안이한 자세였다.

페놀 1차 파동이후 합성세제 사용자제 등 온 국민은 상수원 보호와 환경보전에 대해 자발적으로 호응하며 운동을 벌여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으나 이런 일을 또 다시 겪게 되었으니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두산전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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