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북관계 개선 「촉진효과」기대/한·소정상회담후의 한반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북관계 개선 「촉진효과」기대/한·소정상회담후의 한반도

입력
1991.04.23 00:00
0 0

◎기존틀 근본변화 계기될수도/북한 「핵사찰」 한·소 견해일치로 버티기에 한계/중국서 북 설득땐 막판 유엔동시가입 전망도제주의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변화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제주 정상회담에서 한소 양국은 남북대화의 계속과 의미있는 진전,실질적인 관계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조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상징적 의미차원을 넘어 남북관계의 기존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실질적 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소련이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한 분명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고 보고 유엔가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북한의 핵사찰 문제에 대해서도 소련과 완전한 견해의 일치를 이룬 사실을 중시,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를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두가지 문제가 해결될 경우 남북상호관계 및 인근 주변국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변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가입과 북한의 핵사찰문제는 현재 남북관계 개선의 증진을 가로막는 실질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때문에 이의 해결은 곧바로 남북관계틀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유엔가입문제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언급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의 유엔 가입문제에 대한 소련과 중국의 협의사실을 소개하면서 중국도 북한의 단일의석 가입방안을 불합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단일의석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여러 외교소식통을 통해 알려졌으나 고프바초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즉,소련과 중국간에 한국 유엔가입에 대해 모종의 의견접근이 이루어졌다는 시사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련측의 지지입장은 이미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측이 파악하고 있던 바이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한층 명확한 지지의사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당초 소련측이 보다 명시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희망했기 때문에 비공개를 전제로 한 지지표명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프바초프의 지지표명과 더불어 중국과의 긴밀한 협의시사는 우리의 연내 유엔가입을 가시권에 들게하는 전조등 역할을 한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유엔가입을 위한 외교적노력을 가일층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미국과 소련이 적극 협조할 경우 중국의 설득도 어렵지 않다는 판단아래 오는 8월초께 유엔안보리에 가입신청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북한의 핵사찰문제에 있어서도 소련의 적극적인 협조를 다짐받은 만큼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국제여론화해 나감으로써 조속한 가입을 유도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관한한 소련은 지난 85년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할 당시 가입서의 기탁국이라는 입장에 있으므로 우리측의 협력요청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해올 수 있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사찰 문제에 대해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미국·소련 등 주요관계국들의 입장이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북한에 대한 핵안전협정 체결촉구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국제제재 차원으로 국제여론이 선회할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도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와 함께 연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의 유엔가입과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에 대한 국제적분위기 조성은 끈질기게 빗장을 걸어잠근채 마지막 「버티기」를 하고있는 북한을 개방으로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북한은 우리의 선유엔 가입이 확실시되는 순간 동시가입 또는 후속가입을 택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자연스럽게 「하나의 조선」 논리가 수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과 중국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중국이 북한을 적극 설득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경우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는 더 빨라질수도 있다. 중국은 실제로 맹방인 북한이 더이상 국제적으로 고립되지않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소 정상회담이 오는 5월의 중소 정상회담,6월의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됐다는 사실은 남북관계 개선가능성을 더욱 더 높여주고 있다고 할수 있다.<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