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파 「당·정분리」 “활로”/고르비옐친 「연립」 모색/공산당 지배 종식 중대전환 관측도24일 개최되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 총회를 앞두고 크렘린 핵심부의 권력변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소련의 보수강경파 「소유즈그룹」의 지도자들은 20일 한회의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하고 소련에 재앙을 초래했다고 비난하면서 대통령직 축출을 촉구했다. 또 독일의 한 유력 일간지는 루키아노프 최고회의 의장을 바롯한 리즈코프 전총리 등이 고르바초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그의 퇴진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 언론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당중앙위 총회에서 서기장직을 사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동안 급진개혁 세력들은 고르바초프가 공산당과 결별할 것을 촉구해온 반면 보수 세력들은 고르바초프의 「결별」을 우려,그의 개혁정책을 소극적이나마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 급진적인 가격개혁과 관련,국민들의 반발이 고조되는 등 개혁 진통이 심화되면서 보수세력 스스로 개혁정책과 고르바초프로부터 결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주 키예프시 당대회가 『국민들이 불만스런 개혁시책을 펴는 정부와 공산당을 동일시 하고 있다』고 공개주장한데서도 나타났다. 이는 정부와 공산당의 완전한 분리,즉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직 사임을 요구하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요구는 러시아공화국,레닌그라드시,서부 시베리아 추멘지역 등 각지의 공산당에 잇달아 나오고 있다.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직을 사임할 경우 당장 입을 가장 큰 타격은 「집권당」으로서의 지위마저 상실할 공산당과 보수 세력들이다. 그러나 이미 헌법상의 「지도적 지위」를 박탈당한 공산당의 보수 세력들은 「고르바초프 정부」와의 완전 결별을 통한 독자적 존립만이 정치세력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층 중요한 변화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주도 세력과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이 이끄는 급진개혁파간에 「원탁회의」 등 연대협력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극한 대결로 치닫는듯하던 옐친은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내의 보수세력을 누르고 고르바초프와 같은 「비상대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화자세를 보이고 있다.
옐친은 시베리아 탄광파업을 직접 진정시키기위해 나서고 있으며,그의 측근인 포포프 모스크바시장 등 급진 개혁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모스크바시 의회는 반고르바초프 시위를 갑자기 중단키로 결의했다.
이같은 급진개혁파의 태도변화는 연립정부 구성 등 급진개혁 세력의 권력분담이 임박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고르바초프로서는 개혁계속을 위해서는 민족주의 세력이 지배하는 러시아공화국 정부 등의 「민주야당」 세력과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르바초프는 보수세력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반발이 심한 개혁추진에 필요한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급진개혁파와의 연립정부 구성을 유도해 왔다는 관측도 있다.
동구식의 원탁회의 내지는 연립정부 구성이 실현될 경우 고르바초프의 공산당 서기장직 사임은 한층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급진개혁파의 「결별」 요구가 아니더라도,정치세력이나 정파를 초월한 최고 지도자의 권위 확보를 위해서는 1개 정당으로 전락할 공산당의 서기장직을 떠날 필요가 있다는 풀이다.
오는 24,25일 이틀간 개최되는 공산당 중앙위총회와 21,22일 열리는 소련 최고회의는 고르바초프가 한·일 순방길에 오르기전 제시한 「위기관리계획」을 심의한다. 이와 관련,서기장직 사임설을 보수세력의 반대를 누르고 연립정부 구성 등을 실현시키기 위한 고르바초프 특유의 전술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정치개혁은 격렬한 논쟁과 갈등이 절정에 달한 순간 혁명적인 진전을 이룩해왔다.
「계산된 무질서의 지휘자」 고르바초프는 이번에도 공산당 서지장 직 사임과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위기를 해소하는 동시에 공산혁명 73년만에 공산당 지배를 실질적으로 종식시키는 역사적 사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 언론일들은 오는 24·25일이 고르바초프 개혁의 또다른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베를린=강병태특파원>
◎소 인민대표회의 20%선 차지한 보수강경파
▷소유즈그룹◁
지난 90년 2월16일 소련 인민대표대회내 소수파 의원들로 구성된 극우세력(서방세계의 관점에서 볼때는 극좌세력)
총 2천2백50명으로 구성된 인민대표대회의원 가운데 소유즈그룹 대의원수는 대략 4백50∼5백명 선으로 창립당시 이 단체가 밝힌 결성취지는 소 입법을 와해시키려는 분리주의 및 민족주의 세력과의 투쟁과 러시아인들의 권리보호였다.
현재 이 그룹의 대표는 라트비아공 출신의 육군대령인 빅토르·알크스티스로 일명 「노멘클라투라」라고 불리는 소련의 거대한 특권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후원을 받고 있다.
소유즈그룹은 그동안 각종회의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개혁정책을 비난해왔으며 지난해말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사임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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