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 경제협력은 양국의 관계정상화가 일천한 것에 비하여 과속이다 싶을 정도로 역동적이다. 이번 노태우·고르바초프 한소 제주정상회담에서도 한소 경제관계 증대는 양측정상에 의해 다같이 강조됐다.한소간의 행보빠른 접근은 한국이 남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외교,안보면에서 소련의 협력을 필요로하고 소련도 경제난 타결에서 한국의 경제협력이 필요한 상호보완의 관계가 촉매작용을 하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페레스트로이카편에 서서 도울것이 있으면 돕겠다』고 협력정신을 재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보다 구체적으로 『무역을 더 적극적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고 합영기업의 설립,과학협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면서 『양국간에 특이한 협력모델을 만들수있고 이를위해 양국의 잠재력을 통합하자』고 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동맹국인 북한보다 새로운 협력자인 남한을 먼저 찾은것은 소련이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웅변해주는 것이다. 기복은 있으나 시장경제체제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계속 추구하고 한국의 돈 통상 투자 등 경제교류의 증대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한소양정상의 단독회담과 외무 통상 등 개별각료회담에서 합의한 경제문제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것들을 재확인하고 상호보완적 협력체제를 지속 강화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통상증대와 자원개발의 구체화. 양측 통상장관회담에서는 현재 15억달러에 머물고 있는 통상규모를 90년대 중반에는 약 1백억달러 규모로 증대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자원개발에서는 동시베리아의 천연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의 한국기업참여 특히 사할린의 천연가스 개발과 한국측이 미국,일본 등 제3국의 기업들과 조속히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 등을 희망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측이 소련에 대해 과대한 기대를 주지 않느냐하는 것이다. 또한 투자의 경우 졸속한 판단 아니면 필요 이상의 양보를 하지 않을까하는 회의가 있다. 시베리아자원 개발문제는 오일쇼크 등 자원파동이 일때마다 소련은 물론 일본·서구·미국 등지에서도 논의되어왔다. 그러나 지금껏 논의로 끝났다. 혹한·혹서 등 인간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자연환경과 도로·항만 등 개발기반조성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때문이다. 기회비용이 엄청날뿐 아니라 채산성이 극히 불투명하다. 뿐더러 소련자체의 정치적 미래도 불확실하다. 동토지대에 도전하는 것은 기업가적인 대담성을 보이는 것이라고도 하겠으나 무모하다고도 할수있는 것이다.
엄격한 타당성조사가 요구되고 가능하면 위험을 줄이기위해 제3국과의 합작형태를 취해야 할것이다. 무역증대도 무리하게 추진할일이 아니다. 현재의 불확실성과 미래의 잠재성을 세심히 조화해야 할것이다. 우리로서는 소련첨단과학기술의 도입과 실용화를 보다 강력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어업협력과 목소리를 높일분야다. 뭣보다 중요한것은 우리경제의 현주소를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요시장은 미국,일본,EC(구주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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