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지와 여가활용을 위해 등산을 하자고 권유하면 『다시 내려올 것을 무엇 때문에 힘들게 산에 오르려느냐』고 핀잔섞인 대꾸를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의 말을 빌리면 『산이 있기에 산에 오른다』는 것이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 탁트이는 시야와 함께 가슴뿌듯이 느껴지는 성취감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산행의 매력이다. ◆그 뿌듯한 성취감은 『야호…』의 함성으로 메아리진다. 평지도 휘청거리며 걷는 뇌성마비·소아마비의 경보자 10명,앉은뱅이 걸음의 수보자 3명,계단도 오르기 힘든 휠체어 사용자 3명 등 16명의 장애인들이 정상인들도 오르기에 벅찬 수도권의 최정상 백운대에 올라서서 외친 의지의 함성은 가슴을 울리게 한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린 제1회 장애인 백운대 등정대회에는 주최측 2명,선수 16명 등 18명의 장애인이 참가하여 자원봉사자 28명도 도움을 받으며 1박2일의 산행끝에 16명이 해발 8백36m의 정상에 올랐다고 한다. 첫날에는 우이동의 도선사 주차장서 백운산장까지를 3시간반,그리고 둘쨋날 백운산장서 정상까지를 2시간에 올라 이들의 산행시간은 총 5시간반이었다고 한다. ◆장애인들의 산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년전인 1986년 정초에는 5명의 장애인이 휴전선 이남 최고봉인 1천9백50m의 한라산을 1박2일동안 눈을 헤치며 18시간여의 산행끝에 올랐고 이듬해인 1987년 정초에는 4명의 장애인이 1천7백8m의 설악을 올랐으며 미국서는 장애인 등반대가 로키산맥의 험준한 고봉인 4천3백92m의 레이니어산에 올라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한라·설악의 동계등반이나 해발 4천m가 넘는 만년설의 레이니어산 등반에 비하면 철좋은 봄에 시도한 이번 백운대등반은 손쉽게도 여겨지지만 한라·설악의 동계등반이 소수정예팀의 등반이었다면 등반대회라는 이름을 내건 백운대 등반은 참가자들의 층을 넓힌 등반이라는 점에서 뜻이 깊었다. 그들이 정상에서 외친 장애극복의 함성에 온사회가 함께 격려의 화답을 보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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