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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경협」 남긴채 새시대 “발판”/고르바초프 방일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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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경협」 남긴채 새시대 “발판”/고르바초프 방일 결산

입력
199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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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섬 명문화만 합의/협정등 15개 체결 결실/북 핵사찰 수용압력등 아태평화 기여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일본방문은 극동지역에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연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과 소련의 최대관심사인 영토문제와 경제협력 문제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두나라 정부사이에 15가지의 협정 및 공동성명 등 관계개선과 협조의 약속을 이룩한 것은 비정상적이던 양국관계를 정상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전보장을 위해 관계국가들이 기구를 만들자는 「동경독트린」,북한에 핵사찰을 수용토록 압력을 가한 공동성명은 아태지역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지적할 수 있다.

북방 4개도서 반환에 대한 기대와 의욕이 지나쳤던 일본정부와 언론은 반환약속을 얻어내지 못한데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 영토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소련의 대통령이 그 사실을 인정했고 공동성명에 4개 도서의 이름을 열거해 가며 이 섬들이 앞으로 국경선 교섭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명문화한 것은 진일보임이 분명하다.

시코탄(색단) 하보 마이(치무) 두섬의 반환을 약속한 1956년의 일소 공동선언이 계속 유효함을 이번 성명에 명기하자는 일본과 이를 거부한 소련은 결국 「4개도서의 귀속문제에 관련한 국경선 확정문제를 철저히 논의했다」는 표현으로 절충했다.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의 해석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지만,사회당·공명당 등 야당들이 논평을 통해 『영토문제의 존재를 공동성명에 명기한 것은 일소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고 평가할 정도의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이후(해부준수) 총리는 공동성명 서명식을 가진직후 일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4도서에 관한 공동성명의 언급이 56년 일소 공동선언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분명하게 『그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명직후 일본기자클럽으로 달려가 새벽2시까지 계속된 심야회견에서 『56년의 양국 공동선언은 전쟁상태가 종결됐음과 외교관계의 수립을 말한 것이다. 성립되지 않았던 것이나 기회를 잃은 것은 이번 성명에서 부활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두섬의 반환약속이 미일 안보조약 강화이후 소련에 의해 무효화 됐음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중대관심사였던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성명은 『무역경제·과학기술·정치분야,사회활동·문화·교육 등 양국민 자유왕래를 통해 건설적으로 협력한다』고 언급했다.

영토문제와 병행해서 추진해 간다는 뜻이 완곡하게 표현된 것이다. 영토문제에 진전이 없는한 경협문제도 제자리걸음이란 정경불가분 원칙의 산물이다.

이밖에 ▲북방 4개도서 주둔 소련군 감축 ▲4도서민과 일본인의 교류확대 ▲4도서 지역에서의 호혜적 경제활동 개시 ▲일본인의 4도서 자유왕래 제안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3∼5년안에 4개도서 주둔군을 감축하겠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약속은 소련의 극동 군감축에 대한 신뢰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약속은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의 파리발언과도 일치돼 더욱 실현성 있게 들린다.

한국과 일본 두나라를 방문하는 첫 소련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의미는 크다.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 「이상한 관계」에 있던 나라들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은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동경=문창재특파원>

□일·소정부간 서명문서·협정

●문서 및 협정명

①정부간 협의에 관한 각서

②대 페레스트로이카 기술지원 협정

③양국에 매장된자 및 그에 관한 제문제에 관한 문서

④무역 및 지불에 관한 협정

⑤연안무역에 관한 문서

⑥전람회 및 현본시 상호개최 협력에 관한 문서

⑦환경보호분야 협력문서

⑧원자력 평화이용 협력문서

⑨체르노빌원전 사고극복 협력에 관한 문서

⑩문화교류에 관한 교환문서

⑪항공협정 2건

⑫현대 일본연구센터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

⑬문화재보호에 관한 각서

⑭어업협력발전에 관한 공동성명

●내용

①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정기협의를 하나의 협정으로 집약,정부간 협의 긴밀화

②시장경제에의 이행을 위한 개혁을 기술적으로 지원. 93년까지 일본이 재정금융 등 9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

③시베리아 억류 일군사망자 명부 양도,매장지통보,유골수집,성묘자유화

④무역대상품목 확대,무역관계 인재육성 등 11개 항목

⑤현행문서의 유효기간 연장

⑥92년 4월 모스크바에서 「일본산업총합전」 개최 협력

⑦수질오탁,대기오염,유해폐기물,동식물 생태계 4분야에서 공동연구

⑧원자력발전소 안전,방사성폐기물처리,환경감시 등에 전문가 교류 등 상호협력

⑨체르노빌원전사고 피해자에의 의료협력,전문가 파견,정보교환

⑩92년까지의 문화교류 계획,문화공연 20회 추진

⑪시베리아상공 통과노선의 대폭 개방으로 인한 증편,니가타­이루크츠크노선 개설

⑫페레스트로이카에의 지적지원을 위해 모스크바에 현대일본센터 설립

⑬시베리아 스키타이문명 유적조사에 협력

⑭2백해리 수역에서의 어획 우호·호혜원칙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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