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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에서 역사가” 제주인 보람/고르비 맞은 도민들 밤새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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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에서 역사가” 제주인 보람/고르비 맞은 도민들 밤새 흥분

입력
199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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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씨도 북방손님 환영/관광제주 세계인 주목에 긍지”【제주=특별 취재반】 소련 대통령이 한국땅에 첫발을 디딘 19일밤 관광지 제주는 세계의 이목을 모으는 한소정상 외교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설렀다. 당초 알려진 예정과 달리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주에서 1박,두나라의 정상이 탐라의 봄밤을 함께 보내게 되자 제주도민들은 전 세계에 제주의 모습을 알리게 된 것을 기뻐하면서 좋은 회담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일본 나가사키를 떠난지 55분만인 하오 9시40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장선섭 외무부 의전장,소콜로프 주한 소련대사의 영접을 받고 부인 라이사여사와 함께 비행기에서 내려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상옥 외무 이연택 총무처장관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 공노명 주소 한국대사 카잘 주한 외교사절단장 홍영기 제주도지사 전창수 제주시장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특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공대사를 보자 반가운듯 밝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고 해군 의장대를 사열할때는 기수단 앞에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

이어 고르바초프 대통령 내외는 한복차림의 화동 김기현군과 이예영 (신제주국교 3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볼에 입을 맞추어 주었다.

공항 영접 행사는 당초 10여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도착시간이 계속 지연돼 4분만에 간단히 끝났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공수해온 전용 승용차가 「질」을 타고 하오 9시47분 신라호텔로 향했다.

제주 시민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당초 예정보다 1시간40분이나 늦게 도착하자 불평하면서도 줄곧 연도에 나와 일행을 기다렸다.

제주공항에서 신제주에 이르는 4㎞의 연도에서 등산객 차림의 관광객,신혼부부를 비롯한 수천명의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환영했고 개구쟁이들은 1㎞에 이르는 차량행렬을 뒤따라가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연도에 나와있던 한 시민은 『초승달이 뜬 밤에 초승달 국기의 소련 대통령을 보게되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일행이 신라호텔로 가는 38.5㎞ 구간에 50m마다 1명씩 전경을 배치했다.

제주 실향민협의회 이북 5도 청년연합회 등 민간단체는 「한소우호 이정표될 고르비 방한환영」이라는 플래카드를 제주공항과 회담장인 제주 신라호텔 부근에 내걸었으며 도내 숙박업소·위생접객업소도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공항에서 회담장으로 가는 동안 연도에서 환영한 시민 이광식씨(44)는 『날씨가 좋지않아 걱정했는데 아침부터 활짝 개 아름다운 제주를 자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상공회의소장 강영석씨도 『관광제주에 소련 대통령이 찾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이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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