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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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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서나 할리우드가 쏟아내는 미국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한때 세계영화의 정상을 달리는듯 했던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넉달동안 이탈리아의 국산영화가 동원한 관객수는 겨우 15%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대부분은 미국 영화가 차지한 것이다. ◆문화적인 자존심이 강한 서유럽에서도 히트치는 영화는 으레 미국 영화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0대 히트 영화중 6개가 국산영화였다고 자크·랑 문화부 장관은 자랑했다. 국산 영화관객도 34%(89년)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도 뒤집어보자면 국산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3분의 1을 좀 넘는다는 얘기다. ◆한국에서는 영화시장 개방이후 할리우드 영화의 홍수로 영화산업은 끝장났다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짙어가고 있다. 아직은 국산영화가 20%선 (89년)을 유지하고 있지만,하늘에 주먹질을 하는 데모로 영화산업을 지킬수는 없다. 도대체 변변한 종합 촬영소 하나없이 중진국이네 선진국이네 떠드는 것부터 난센스다. ◆난센스가 또 하나있다. 동남아의 말레이시아나 남미의 페루만도 못한 도서관이다. 공공도서관의 국민 한사람앞 장서수가 말레이시아 0.21권 페루 0.28권인데 한국은 한심스럽게도 0.14권이다. 도서관이라면 한국은 후진국 중에서도 후진국이다. 도서관 행정이 문화부로 넘어갔지만,소관부처가 어디냐가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이제 겨우 종합촬영소의 기공식을 17일 올렸다. 또 도서관 행정의 새로운 출발을 논의하고 있다. 하나는 대중적인 비디오문화의 발판이요,또 하는 모든 문화의 기반이다. 정부는 돈 쓸일이 아무리 많아도 이 두가지에 쓸돈을 아껴서는 안된다. 국가발전의 최소한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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