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대 사태」 우리사회 전체 시련”/“폭력·비생명문화 대학서 거세를/소신갖고 「교수의 자리」 되찾을때”16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1백35개 4년제대학 총·학장회의는 오늘의 대학현실에 대해 대학의 최고책임자인 총·학장들이 함께 걱정하며 반성하고 아픔을 나눈 모임이었다.
학원의 본령회복과 교권수호를 위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회의에서는 대학의 위기에 대한 총·학장들의 입장과 솔직한 감정이 그대로 토로됐다.
먼저 최근 교권침해 등 사례가 있었던 성균관대 부산대 계명대 호남대 등 4개대 총장(호남대는 교무처장)이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박영식 연세대 총장의 제안에 따라 정확한 진상과 처리결과를 차례로 설명하고 이어 3명의 총장이 발언했다.
진상설명을 한 4개대 총장은 서두에서 한결같이 『우리사회에 실망과 분노와 고통을 안겨줘 죄송스럽다』(계명대 신일희총장) 『부덕의 소치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 송구스럽고 변명같은 얘기를 하는 것같이 고통스럽다』(부산대 서주실총장) 『엄청난 누를 끼친 것을 자인하고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한다』(성균관대 장을병총장)고 침통하게 말했다.
▲박홍총장(서강대)=내 대학은 당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생각을 갖지말자. 그동안 이같은 일이 터질 때마다 그대로 끝나버리길 우리들은 바랐던 것같다. 누구든 사표를 내든지 책임을 질 일이다. 우리는 대학정체성의 갈등과 위기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야한다. 학생과 시민 대학인에게 가장 더러운 폭력과 폭력적인 수단,비생명적인 것들을 자르고 대학문화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결의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성명서를 채택하자.
또 온갖 단체들이 대학에 몰려와 학문공간을 멋대로 사용하는 일에 대해서도 방법면에서 잘못이 있다는 것을 호소해야 한다. 총장들은 인간을 책임진 「인간당」이다. 우리의 진지한 절규앞에 학생들도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완규총장(서울대)=매우 착잡하다. 과연 학생들에게만 잘못을 물을수 있는지,우리가 자성할 점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 적어도 5년전까지만해도 학생들이 민주화운동을 한다해도 교수와 학생간의 신뢰는 유지됐었다.
교수들이 자신감을 잃은 점도 있다. 어떤 교수는 학생들을 만나기가 무섭다는 얘기를 하기도했다. 많은 대학이 사회로부터 지탄받고 대학육성 의지는 사라지고 교수들이 자포자기하고 자학하며 문제가 생기면 보직교수만 혼나는 상황이다. 교수가 다시 교수의 자리를 찾아야한다. 엄한 교수,사랑으로 대하는 교수,신뢰를 얻으려 노력하는 교수가 돼야할 것이다. 국민에게는 사과하고 학생에게는 꾸지람하고 우리는 반성하자.
▲박영식총장(연세대)=그런 고통은 총장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의 시련이다. 우연히 4개대에서 발생했을뿐 우리 대학전체의 일로 함께 걱정하고 아파해야 할 문제이다.
87년 이후 학교당국의 허가를 받지않고 캠퍼스에서 외부의 정치적단체나 재야단체들의 집회가 너무잦다. 지난번에는 행사주최단체에 단전·단수를 경고하고 공문으로 불허방침을 강력히 밝혔는데도 발전기와 화장실을 들고와 집회를 했다.
신민당·민주당의 대외협력위원장 이름으로 집회를 허가해달라는 공문도 온다. 면학분위기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잔디가 다 죽고 화장실도 엉망이 되며 청소비도 많이 지출된다. 왜 대학이 외부인의 집회장소로 사용돼야 하는가. 사회가 안정되면 해결될 일이지만 우리도 이를 막는게 사회와 학원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