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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명” 물가는 “암”/한은발표 수정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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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명” 물가는 “암”/한은발표 수정치의 의미

입력
199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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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성장률」 8% 웃돌아 과열기미/성장/한자리 임금 전제 불구 작년치 넘어/물가『우리 경제에서 성장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니 물가를 잡아라』

한은의 91년 경제전망 수정치는 단적으로 표현해서 이같은 메시지를 말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서 정부 경제정책이 커다란 기본줄기에서 궤도수정을 해야할 때라는 얘기가 된다.

한은의 작업결과를 보면 성장 국제수지 물가 등 정부 정책이 중시해야 할 3가지 정책목표 가운데 성장은 밝은 색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물가는 아주 어두운 색깔이고 국제수지는 그 중간인 회색으로 칠해져 있다. 3가지의 색깔이 뚜렷이 구분돼 있는 것이다.

한은의 성장률전망치 8.9%는 당초의 전망치 7.3%에 비해서는 1.6%포인트나 높은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결코 크게 높다고 볼수도 없는 수준이다.

한은은 그러나 여기에 우리경제의 「적정성장률」 개념을 도입,8.9%가 과열기미를 띤 성장일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갖가지 경제지표나 상황으로 봐서 우리경제의 적정(잠재)성장률은 8∼8.5% 수준이라는 것. 한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무조건 높아야만 좋은게 아니고 적정성장률을 크게 넘어서다 보면 스스로 주체하지 못하는 경기과열로 물가불안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게 되며 86∼88년의 두자리수 성장시대에도 바로 이러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물론 성장이 적정성장률에 못미치면 역으로 침체의 부작용을 겪게 된다.

한은은 따라서 올해 8.9%의 성장이면 충분히 밝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내용면에서도 민간소비가 8.1% 증가에 그쳐 과소비가 점차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고정투자 중에서도 불균형과열을 빚던 건설투자는 12.4%로 낮아지는 반면 설비투자는 13.2%로 견실한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또 89년 5.0% 감소,90년 4.6% 증가 등으로 경기부진의 주역이었던 상품수출도 올해엔 8.4%가 늘어나 다소 회복된다.

그동안 바람직한 것으로 얘기돼오던 「수출과 설비투자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과소비가 진정돼야 한다」는 논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제수지는 어떤가. 수출이 회복되고 수입도 다소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흑자로 돌아설 수준은 아니다. 더구나 수출의 회복이 우리경제 내부로부터의 기술개발 등에 의한 경쟁력만회 탓이 아니라 걸프전 종식,북방교역 확대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어서 밝은 색이 되기엔 아직 이르다. 수출이 다소 회복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는 점에서 회색으로 칠해진 것이다.

마지막에 물가부분으로 접어들면 한은이 애써 어둠의 농도를 엷게 하려는 치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색깔은 매우 어둡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치 9.6%는 그 자체로도 이미 지난해의 9.4%보다 높은 위험한 수준이지만 거기엔 또 지키기 쉽지않은 전제가 몇개 깔려있다. 지난해 크게 나빴던 농산물작황이 예년 수준을 회복해야 하며 근로자의 임금인상률이 한자리수에 머물러야 한다. 농산물은 날씨문제가 개입돼 있으므로 그렇다 치더라도 임금인상률은 정부가 한자리수를 강력하게 내걸었던 지난해에도 사실상 두자리였다.

올해엔 집값·전세값에다 일반 물가마저 불안하니 쉽게 전제로 삼을 수 없는 노릇인데도 한은은 고육지책으로 이를 전제했다.

이 부분을 좀더 현실적으로 전제한다면 소비자물가는 사실상 두자리수를 기록하게 될게 뻔하다.

그렇기에 한은은 종전과 달리 강한 톤으로 올해 통화공급을 원래 목표인 17∼19% 중에서도 하한선인 17%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4분기 중에 총통화증가율은 18.4%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시중자금난이 심해져 시중자금줄을 더 죌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경제의 최근 모습이 성장은 그런대로 굴러가는데 물가 쪽에서 불안요인을 잔뜩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이상 우리경제에 대한 처방(정부경제정책) 역시 물가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홍선근기자>

□한은경제 전망(단위:%,억달러)

90년실적 91년 전망

당초안 수정치

경제성장률 9.0 7.3 8.9

민간소비 10.4 7.8 8.1

고정투자 23.4 13.3 12.8

설비투자 18.4 11.4 13.2

건설투자 27.9 14.9 12.4

경상수지 △21.8 △25∼△30 △20

무역수지 △20.1 △20∼△25 △16

수 출 631.2 685 702

수 입 651.3 705∼710 718

도매물가 7.4 8.0∼8.5 7.4

소비자물가 9.4 9.0∼9.5 9.6

§수출입액은 국제수지기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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