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정쟁 이용우려 공식접촉 자제/영접 EC의장 “우연한 만남” 변명「더이상 소련인이 아닌 소련인들」을 어떻게 영접해야 할것인가.
줄줄이 독립을 선포하면서 진정한 독립국가로서의 주권과 명예를 요구하는 소련내 공화국의 귀빈을 맞는 프랑스는 뜻하지 않은 의전상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사적목적」으로 유럽공동체(EC)의회와 유럽회의본부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한 소련의 보리스·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의 의전문제가 한 예이다.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나 뒤마 외무장관이 옐친을 공식적으로 만날지는 알수없으나 공식방문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TV나 라디오 등 언론매체가 앞다투어 그를 회견하고 있다.
15일 가진 국영 앙텐 2TV와의 회견에서 옐친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일과 관련,일본의 경제원조와 일본이 반환을 주장하는 북방영토를 맞바꾸는 문제에 대해 반대의견을 밝히면서 『옛날 알래스카처럼 판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프랑스 신문들은 「옐친의 요구」에 따라 카트린·라뤼미에르 유럽회의 사무총장,앙리크·바롱 EC의회 의장,지스카르·데스탱 전 대통령(현 민주연합당수) 등이 그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 정부의 의전체계상 옐친이 만날수 있는 최고위급 상대자는 현재 하원의장이며 사회당 차기대권유력후보중 한사람인 로랑·파비위스 전 총리 정도다.
그러나 의전상 문제를 떠나 옐친이 요청하면 누구라도 만날수 있다는 것이 언론의 관측이다. 1억5천만 인구의 러시아공화국 최고 정치지도자를 의전문제를 내세워 홀대할수 없을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불 외무부는 나중에 옐친과 고르바초프와의 개인적인 정치투쟁에서 옐친에 대한 프랑스정부의 공식적인 영접이 이용될수 있는 소지가 있기때문에 옐친을 초청할 의사가 없는 것같다.
미 백악관도 고르바초프에 대항하는 옐친을 도와주는 것으로 보이지않기 위해 그를 초청할 열의가 없었고 통독을 승인한 고르바초프에게 빚진 독일도 콜총리의 오겔스하임사저에 고르바초프를 묵게한것만봐도 옐친 초청의사를 갖고있지 않은 것이 틀림없으며,따라서 이번 방문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것 같다.
옐친을 공항에서 영접한 EC의회 의장은 그를 우연히 만났다고 변명했고 유럽회의 사무총장은 옐친의 요구로 그를 만난다를 성명까지 발표했다. 그런가하면 파리주재 소련대사 유리·두비닌은 그를 스트라스부르공항에 가 영접했다.
지난해 「고백」이라는 자신의 저서 출판기념차 파리에 온 옐친은 『고르바초프에 이어 소련대통령이 될것인가』라는 물음에 고개를 저었으나 그전단계일지 모를 러이사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으로서 나타나 프랑스를 당황케하고 있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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