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에 적선”인식 잘못/자원등 댓가 뒤따를것/북방섬 곧 해결… 기업진출 방해 이유 안돼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일을 맞아 일소 경제협력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지에 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일보와 특약관계를 맺고 있는 소련의 노보스티통신은 일소 경제협력과 관련,「소련 경제학자들은 일본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본보에 보내왔다.【편집자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수행하고 있는 경제보좌관 아나톨리·밀류코프교수는 소련과 일본이 양국간의 현격한 기술수준의 격차때문에 경제협력에서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소련국내 및 다른 국가들의 견해를 일축하고 있다.
밀류코프 교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각각 다른 형태의 경제력 즉 고도의 기술,풍부한 노동력,막대한 자원 등을 가진 국가들이 존재하며 이들 국가들은 서로 보완관계속에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현재 미국과 호주 등에서 자원을 수입하고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영원히 계속될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발전이라는 전술적 이익을 고려할때 일본과 소련은 밀접하게 상호 협력해야되는 상황에 처할것이다.
특히 경제협력은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유대관계에 초석이 되기때문이다. 밀류코프 교수는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일본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소련에 대한 일본의 경제협력분야는 재정적 원조나 단기대부 및 차관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의 노하우와 경험의 전수,통화공급 등 경제구조의 효과적 운영방법 등이 될 것이다. 이것은 결코 거지에게 돈을 주거나 물에 빠진 사람에게 튜브를 던져주는 성격이 아니다.
소련은 장차 경제위기를 극복해 가장 활기있는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경제원조는 분명히 그 대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련측에서 볼때 일본과 상호 경제협력을 보다 매끄럽게 할 수 있는 첫조치는 무엇이 될것인가.
일본정부는 우선 민간기업들에 소련과의 협력관계를 맺는것을 통제하는 행위를 포기해야 할것이다.
일본 기업인들은 소련의 경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부측의 규제로 불가능하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북방 영토반환문제가 해결되지않는한 규제정책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것이며 양국관계의 해빙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 대해 단기적 이익만을 고려해 고의적으로 냉담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일소 정상회담에 앞서 동경에서 열렸던 실무회담에서는 몇몇 특정분야에서 협력하는 문제를 협의한바 있다.
이중에는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의 천연자원개발문제도 포함돼 있다.
또 구체적으로는 사할린섬의 석유와 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미·일·소 3국간 합작프로젝트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이밖에도 야쿠츠크 지역의 석탄과 시베리아의 목재개발 등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소련은 이같은 특정분야에서의 협력에도 관심이 있지만 이보다는 대규모의 장기적 프로젝트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소련 경제학자들은 특히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시키는데 일본이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한 일본의 참여는 매우 제한되어 있지만 그 가능성의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련은 이미 2단계 산업전환 작업에 착수했으며 군수산업시설을 민수용으로 전환키 위해서는 일본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소련은 또 일본기업들에 극동지역에서 중소규모의 사업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자본과 노하우는 농업 어업 등 여러분야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외국기업들은 경제의 하부구조가 발전된 곳에 투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소련이 에너지공급이나 통신 교통 등 하부구조를 갖추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소련정부는 이같은 하부구조를 건설하는데 참여할 외국기업들에 최고의 특혜조건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있다.
물론,이같은 투자가 단시일내 효과를 봐 이익을 남기지는 못할 것이란 점도 인식해야할 것이다.<나자레프기>나자레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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