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단체서 북방도서 반환요구 시위계획/잦은 일정변경·시민과 악수습관도 큰 걱정일본 경찰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경호 경비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소련의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인 고르바초프의 방일을 기다리는 우익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찮은데다,일본체류 일정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북방 4개 도서의 「즉시일괄 탈환」을 지난 46년동안 한목소리로 외쳐온 1백20개 우익단체들은 대통령 일행의 도착당일(16일) 동경도심 히비야(일비곡) 공원에 2천5백여명의 회원을 결집시켜 대대적인 「영토탈환」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고르바초프의 방일자체는 환영하지만 가이후(해부준수) 총리와의 회담에서 4개도서 반환에 만족할만한 결말이 나지않으면 즉시 「규탄행동」을 개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고성능 마이크를 단 가두선전 차를 몰고 영빈관이나 소련 대사관 주변에 출몰할 것을 일본정부는 가장 경계한다. 정부가 우익단체를 시켜 압력을 가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은 것이다.
더구나 14일부터 통일지방선거 후반전 선거운동이 시작돼 선거운동을 가장해 금지구역에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동중 차를 세우고 환영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는 쇼맨십이 강한 것도 걱정거리다.
또 한가지는 일본체류일정이 자주 바뀌어 예상지역의 사전검색 등 안전조치가 충분하지 못한 점이다. 16일부터 18일까지 동경에 체재하며 3,4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질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9일 교토(경도) 오사카(대판)를 거쳐 나가사키(장기) 러시아인 묘지를 참배한 뒤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그러나 3월말 선발대로 온 소련관계자들은 『나가사키로 가는길에 히로시마(광도) 평화공원에 들러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싶으며,나가사키에서도 평화공원에 들르고 싶다』고 요구,교토와 오사카의 방문지를 축소해야 했다.
또 부인 라이사여사도 『동경체류중 일반가정에 가보고 싶다』 『일본 과자점도 구경하고 싶다』는 등의 희망을 추가해 경찰고위층을 당혹케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원폭피해 도시에 들르고 싶어 하는것은 러시아인 묘지에만 참배하는 것이 세계인의 눈에 좋게만 보이지 않으리라는 배려때문이라고 동경의 외교관측통들은 분석한다. 사정이야 어떻건 뒤늦게 방문지를 추가하고 예정지를 취소하는 것이 경비업무에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경찰이 이번 고르비경호에 동원하는 병력은 하루 2만3천여명. 84년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일때와 같은 규모이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경비근무체제에 돌입,특별기가 내릴 하네다(익전) 공항주변에는 주변 바다밑과 맨홀속까지 샅샅이 뒤져 위험물을 체크하고 있다.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체류중 사용하게 될 전용승용차는 「질」 6대가 14일 특별기에 실려왔다. 길이 6.34m에 2백90마력의 동력을 가진 이 자동차는 특수방탄처리가 된 철강제로 차내에는 고성능 통신기기가 장착돼 이동중에도 소련 미국 등 세계 어느곳과도 통화가 가능하다.
동행하는 수행원은 물경 4백명. 공식수행원 1백30명에 보도진 1백50명,그밖에 KGB 제9국 소속의 경호요원이 70명이나 된다. 이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한 5기의 「비행단」에 분승하게 되는데 통신기 경호용무기 등 각종 장비들도 같은 비행기에 실려온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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